한국일보

우리아이 건강클리닉 - 어린이 화병

2003-12-01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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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화병은 어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린이들도 화병을 앓는다. 극심한 조기교육 열풍에 아이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부모의 과도한 기대감, 이에 따른 과잉보호 등으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서 화병 증세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이가 짜증과 신경질이 늘고, 매사에 의욕이 없으면서 자주 피로해하고,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한번쯤 화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소아 정신과 의사들을 말한다. 말을 더듬거나 잘 웃지 않고, 놀이를 해도 별 흥미를 보이지 않으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책을 찢거나 칼로 책상을 긁고 책상에 쾅쾅 소리나게 머리를 찧는 등의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넓은 의미의 화병 증세라고 할 수 있다.

말로 자신의 마음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일수록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잘 모른다. 때문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면서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반 병원에서는 특별한 증상을 찾지 못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더욱 쌓이면서 화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어린이 화병을 방치하면 현격한 사회성 저하에 학습 부진, 신체적 성장 장애,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 생각에 따른 불안 우울증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몸의 기능이 원활치 못해 면역성이 떨어지면서 감염성 병에 잘 걸리고 민감한 아이들은 위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소아 정신과 의사들은 아이가 갑자기 짜증이 늘거나 폭력적이 되면 성격의 문제로 돌리지 말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찬찬히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의사에게 도움을 받는 것에 앞서 부모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아이의 입장에서 배려해주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신복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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