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Passionada)★★★★

2003-08-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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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어른들을 위한 아름답고 정열적이며 코믹 터치를 입힌 화사한 로맨스 영화로 경치와 인물들이 모두 보기에 매우 즐겁다. 유럽영화 분위기가 나는 매력적인 영화로 특히 모녀로 나오는 두 여배우의 모습과 연기가 아찔하나 곱고 좋다.
또 이 영화는 슬픔과 비극과 한탄을 토해 내는 포르투갈 고유 노래인 화도가 뜨겁고 관능적으로 여주인공의 가두어버린 열정과 과거에 묶인 처지를 대변, 주인공 남자처럼 여인과 노래에 걷잡을 수 없이 빨려 들게 된다. 오랜만에 보는 성숙한 사람들을 위한 사랑의 얘기다.
매서추세츠 항구도시 뉴베드포드의 그림처럼 고운 포르투갈 사람들의 동네에 사는 여인 3대의 이야기. 30대의 불타듯 아름다운 화도 가수 셀리아(소피아 밀로스)는 바다에서 죽은 어부 남편을 못 잊어 한과 슬픔 속에 산다. 그녀의 시어머니(루페 온티베로스)와 반항적이나 어머니를 사랑하는 자유 혼을 지닌 눈부시게 예쁜 틴에이저 딸 비키(에미 로섬)는 셀리아를 재혼시키려 애쓰나 먹혀들질 않는다.
그런데 이 마을에 흘러 들어온 멋쟁이 영국인 전문 도박사 찰리(제이슨 아이작스)가 셀리아가 노래하는 식당에 들렀다가 이 여인과 노래의 황홀한 관능미에 넋을 잃고 만다. 끈질긴 접근을 거부당한 찰리는 밤이면 어른차림으로 동네 카시노엘 들르는 비키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둘 간에 계약이 성립된다.
찰리가 비키에게 도박기술을 가르쳐 주는 대신 비키는 엄마가 찰리와 데이트하게 계략을 짜기로 약속한다. 결국 셀리아도 유머 감각이 있는 잘 생긴 찰리에게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어주면서 그녀의 그늘진 삶에 생과 사랑의 환희와 활력이 찾아든다. 그러나 찰리가 셀리아에게 접근하기 위해 자기 정체를 속인 것이 들통이 나면서 셀리아는 찰리와 절교를 선언한다.
여인이 겪어야하는 전통과 정열의 갈등과 함께 어두운 과거를 지닌 두 남녀의 제2의 기회를 찾는 드라마로 잘 알려지지 않은 밀로스와 로섬의 아름다움과 연기가 화려하다. 뜻밖에 만난 감정적이요 유머가 있는 로맨틱한 작품이다. 댄 아이얼랜드 감독. PG-13. Samuel Goldwin. 아크라이트(323-464-4226), 그로브(323-692-0829), 파빌리언(310-475-0202), 크라이티리언(310-248-MANN#019)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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