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펀’(Spun)★★★★

2003-03-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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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겨운 주제, 그러나 희망찾는 영화

더러운 모텔 방에서 만든 스피드와 메탐페타민 등 온갖 각성제를 술에 섞어 마신 듯 머리가 뱅뱅 돌고 미친 것처럼 길길이 날뛰다가 마침내 지쳐 자빠진 약물중독 영화로 내용, 연기, 촬영 등이 모두 매우 파격적이다.


처음에는 영화가 메스껍고 더럽고 역겨운 약물중독자들의 구토를 보는 듯해 거부감이 들더니 시간이 갈수록 마치 약물에 중독된 것처럼 나도 모르게 빨려 들게 되는 괴이하고 정력적이요 흥미진진한 악몽이다.


섹스, 드럭, 알콜의 광풍 같은 불협화음인데 요절복통하게 우습고 어두우면서도 희망적이다. 보통 사람들 용은 아니지만 독특한 영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LA의 밸리 북부에 사는 대학 중퇴생 로스(제이슨 슈와츠만)의 사흘간의 불면의 약물에 취한 오디세이. 각성제가 필요한 로스는 동네 드럭 딜러로 성질이 횡포하고 변덕이 심한 마이크(존 레구이사모)의 폐가 같은 집에 들른다.

집 안에는 마이크와 그의 애인으로 약 기운 때문에 눈알이 빨개진 채 기름때가 번질거리는 머리의 쿠키(메나 수바리)와 모델서 각성제를 제조하는 쿡(미키 로크가 회심의 컴백을 했다)의 애인이자 전직 베이가스 스트리퍼인 니키(브리타니 머피) 등이 있다.

여기서 로스는 니키의 꼬임에 빠져 쿡의 운전사가 되면서 공짜로 각성제를 얻는 대신 덜덜거리는 볼보로 약물을 운반해 준다. 그런데 로스는 자기 아파트 침대에 발가벗은 채 묶어 놓은 스트리퍼를 잊어버리고 사흘 밤낮을 약 기운에 취해(코로 약 가루를 한번 들여 마시면 자동차 내부 기계가 돌아가는 것까지 보인다. 과연 위대한 약 기운이다) 주로 니키와 함께 쿡의 약물을 운반한다.

로스의 한없는 타락에로의 추락 여정이 애니메이션을 동반한 눈알이 튀어 나올만한 시각 스타일에 의해 묘사된다. 성적으로 대단히 노골적인데 특히 성기에 양말을 씌운 알몸의 마이크의 모습이 가관이다.

젊은 유망주들이 지저분한 모습으로 지저분한 연기를 열심히 잘한다. TV의 리얼리티 쇼를 풍자하기도 했다. 감독 조나스 애커런드.

절대 성인용.
Newmarket. 선셋 5(323-84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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