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왕국’ (My Kingdom) ★★★

2002-12-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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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 옮긴 ‘리어왕’
영국배우 리처드 해리스 유작


얼마 전 사망한 영국의 베테런 스타 리처드 해리스의 강렬한 연기가 화면을 압도하는 이 영화는 해리스의 유작이 되었다. 영국 영화로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현재로 옮겼는데 잔인하고 폭력적이긴 하나 상당히 드러매틱하다.

증오와 치명적 적의, 질투와 라이벌 의식, 그리고 탐욕과 배신과 기만 및 살인이 있는 이야기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한 갱 두목의 왕국의 몰락과 가족의 분열이 다양한 인물이 엮는 복잡한 플롯에 의해 흥미 있고 치열하게 서술된다. 매우 힘차고 튼튼한 영화이나 지나치게 복잡한 구성과 인물들 때문에 혼란스럽다.


리버풀을 말아먹는 60세난 갱 두목 샌드맨(리처드 해리스)은 가족과 동료 및 라이벌 갱 그리고 경찰과 관리 사이에서도 존경과 두려움을 동시에 받고 있는 카리스마가 강한 인물. 그의 비극과 몰락은 사랑하는 아내 맨디(린 레드 그레이브)가 자기가 보는 앞에서 강도에게 살해되면서 시작된다.
샌드맨은 아내 피살이 라이벌 갱의 행위라 믿고 이를 조사하는 것과 함께 맨디에게 속해 있던 자기 전재산을 대학생 막내 딸 조(에마 케이더우드)에게 물려준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그러나 약물중독자 창녀였다 변신한 조는 아버지의 더러운 돈을 안 받겠다고 거절한다.

이와 함께 색주가를 운영하는 장녀 캐스(루이즈 로바드)와 샌드맨이 돈세탁용으로 이용하는 축구팀 주인인 둘째딸 트레이시(로레인 필킹턴)는 아버지를 상대로 재산싸움을 시작한다.
두 딸의 재산싸움에 합류하는 것이 캐스의 남편 딘(폴 맥간)과 트레이시의 새디스틱한 남편 저그(지미 미스트리).

자기가 가장 믿는 딸 조로부터 배척을 당한 샌드맨은 절망 끝에 전재산을 나머지 두 딸에게 주면서 두 딸은 서로가 큰 몫을 차지하려고 음모와 배신을 꾸미다가 처절한 칼부림을 벌인다.

두 딸의 치열한 대결을 둘러싸고 과거 트레이시의 애인이었던 부패한 형사 퍼트남이 개입하고 샌드맨이 암스테르담에서 들여오는 가축을 놓고 세관원이 샌드맨의 뒤를 추적한다.

집과 가족, 돈과 친구를 모두 잃은 샌드맨은 유일한 동반자로 캐스가 낳은 뒤 버린 흑인 소년(리스 노이)의 피살체를 들고 조를 찾아가 용서를 빈다. 그런데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감독 단 보이드. 성인용. FirstLook. 파인아츠(310-652-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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