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저걸 분석해 봐’(Analyze That) ★★★½(5개 만점)

2002-12-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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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갱스터…드 니로 코믹연기 일품


신경파탄 직전의 뉴욕 마피아 두목 로버트 드 니로가 고개를 아래로 삐딱하니 수그린 채 삿대질을 해가며 자신의 심리상담의 빌리 크리스탈에게 “너… 너 정말 훌륭해”라고 말해 관객을 박장대소케 한 1999년의 빅히트작 ‘이걸 분석해봐’의 속편. 제목의 한 단어만 바꾼 것처럼 영화내용도 지극히 단순하지만 시종일관 깔깔대며 웃으면서 세상시름을 잊을 수 있어 즐겁다.

일종의 갱스터 풍자영화로 특히 에드워드 G. 로빈슨이 나왔던 흑백 갱스터영화 ‘작은 시저’와 함께 드 니로가 뉴욕 연기파 동료 알 파치노의 이름을 들먹이며 희롱하는 장면이 재미있다.


전편 마지막에서 악명 높은 싱싱교도소에 들어간 마피아 두목 폴 비티(로버트 드 니로)가 실성해 독방에서 큰 제스처를 써가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노래들을 열창하자 폴의 심리치료의 벤 소블(빌리 크리스탈)이 소환된다.

FBI는 벤에게 폴이 진짜로 옥중서 자기 생명을 노리는 자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저 지경이 되었는지 아니면 그것이 출옥을 위한 연극인지를 알아내라고 요구한다.

폴은 벤의 검사를 무사히 통과, 스트레스 환자의 몸으로 벤의 책임 하에 벤의 집에 거주하고 정상적 직장을 얻는다는 조건으로 가석방된다. 이 소식에 펄쩍 뛰는 것은 벤의 아내 로라(리사 쿠드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폴을 떠맡게 된 벤은 이 마피아 두목에게 자동차 세일즈맨과 식당 영접원 및 보석상 세일즈맨 등의 일자리를 마련해 주나 폴은 모두 사흘이 못 가 때려치운다. 폴이 마침내 마음 잡고 정착한 직업이 인기 케이블 TV 갱스터시리즈 ‘작은 시저’의 기술자문. 범죄의 산증인이어서 감독 라울(렉 로저스)과 주인공(앤소니 라팔리아) 등이 모두 폴을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

한편 최근 부친의 사망으로 개인적 혼란에 빠져있는 벤은 A급 망나니 같은 폴을 돌보느라 머리털이 다 빠질 지경. 그런데 폴이 자기의 오른팔인 젤리(조 비테렐리) 등 옛 졸개들을 재규합하고 라이벌 갱들의 두목들인 패티(캐시 모리아티-젠타일)와 루 등과 연쇄 접촉하면서 벤은 마음이 불안해 발을 동동 구른다. 그리고 폴은 라이벌 갱과 함께 한밤 금괴 수송차 탈취작전에 들어간다.

드 니로와 크리스탈의 찰떡 콤비가 기막힌 화학작용을 해 재미가 좋다. ‘분석해봐’ 시리즈의 묘미는 심각한 배우 드 니로의 코미디언에로의 변신. 안면근육을 마음대로 써가며 오만인상을 다 짓는 그의 코믹한 연기야말로 일품이다. 해롤드 레이미스 감독. R.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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