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컷랜치 ‘숨겨진 식물원’ 자몽따러 가세

2002-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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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을 이곳에

16일 오전 7시부터 공개
떡갈나무 숲 200에이커

★ 가는 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Topanga Canyon Bl.에서 내려 북상(우회전)한다. Roscoe를 만나면 좌회전 2마일 정도 가면 Woodlake를 지나 왼쪽으로 랜치가 나온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개장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이다. 주소 및 문의: 23600 Roscoe Blvd. (818)346-7449.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LA에서 약간만 벗어나면 추수가 한창인 농경지들이 눈에 들어오고 과수원들의 과일나무에는 각종 열매들이 주렁주렁 가지가 휘어지도록 달려 있다. 이럴 땐 자녀들과 함께 과일 따기 주말 나들이를 나서고 싶은데 가까운 곳에 과수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LA 인근 밸리 웨스트 힐스(West Hills)에 숨어있는 식물원 오컷 랜치Orcutt Ranch)는 헌팅턴 도서관이나 LA카운티 식물원에 비해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오렌지·자몽나무와 떡갈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들고 있는 200에이커 규모의 이 곳에서 이번 주말 자몽 따기 행사가 열린다.
16일 토요일 아침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는 나무에 가득 열려있는 자몽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직접 방문객이 수확해 가져갈수 있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잘 알려진 자몽을 따면서 재미있게 주말을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자몽은 일반 그로서리 마켓에서 봉지 1개당 2달러이며 중간 사이즈 박스 당 5달러이다.
그로서리 백 하나에 적어도 20개의 자몽은 들어간다니 한번 다녀오면 당분간 자몽을 질리도록 먹을 수 있겠다. 방문객은 접혀지는 작은 사다리를 가지고 공원에 들어갈 수 있으며 현장에서 높은 곳에 달린 과일을 수확할수 있는 집게도 1달러에 렌트해 준다.
주의 사항으로 나무에 올라타면 안 되고 자몽 외에 다른 과일들은 절대 수확이 금지된다.
1929년 윌리엄과 메리 오컷 부부에 의해 문을 연 농장은 부부가 살던 스패니시 스타일의 저택과 정원이 당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존되어 있다.
1966년 LA시가 매입해 현재는 공원으로 지역 주민의 훌륭한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는 이 곳은 스패니시로 ‘랜초 솜브레 델 로비에’(Rancho Sombre del Robie·떡갈나무 그늘의 농장)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일년 내내 푸름을 유지하는 수백년 된 떡갈나무들이 농장을 둘러싸고 있는데 남가주에서 가장 오랜 된 떡갈나무로 알려진 700년 33피트 높이의 나무가 정원을 압도하고 있다.
각종 캘리포니아산 식물들을 포함해 지중해 기후에 맞는 수천종의 식물들이 세계 각국에서 이곳으로 옮겨져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중간 중간에 대나무 숲들도 많아 동양적인 분위기도 연출하는 이 곳은 주말이면 결혼식이 때때로 열리고 할리웃 영화의 로케이션으로도 자주 이용되고 있다.
<백두현 기자>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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