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지진위험 알려

2002-08-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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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치 하락 가능성과 관련, 오렌지카운티의 라구나니겔 주민들을 극도의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주 당국이 발표한 한 장의 지도였다. 이 지도는 라구나니겔 지역의 주택들 가운데 무려 절반이 지진 위험지역에 포함돼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수천 채의 가옥이 산사태로 붕괴되거나 지반이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택 소유주가 매매시 이 사실을 공개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진도 공개이어 주의회, SB 1500 법안 곧 승인
부동산 가치 하락 우려, 지역주민 심한 반발
라구나니겔 주택은 절반이상이 ‘위험지대’에


남가주는 지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 정부가 공개한 이 지도가 라구나니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라구나니겔 시 관계자들은 위험 가능성이 수십년 전의 기록과 항공사진 등 오래된 자료들을 기초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지대 지반 강화, 구조물 지진 보강공사 등이 이 지도에는 반영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주 의회가 통과시킬 것으로 보이는 SB 1500 법안에 대해 라구나니겔 시당국은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다. SB 1500 법안은 주택 구입자에게 해당 주택의 지진 문제점이 무엇이고 지금까지 어떤 대책이 세워졌으며 이와 관련된 상세한 정보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지 밝힐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SB 1500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법안의 내용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택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알아보려는 사람들에게 틀린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법안은 주택 구입 희망자들에게 그릇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해당 주책이 갖고 있는 잠재적 위험을 알려주기보다는 오히려 그 정보로부터 멀어지게 할 것이다. 정확한 정보는 오로지 시 도시계획국에서 얻을 수 있다”

주보존국 책임자인 대럴 영은 최근 주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로컬 정부 도시계획국들의 자료도 부정확하기는 마찬가지로 지진 지도 작성 프로그램의 대대적인 개혁만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정부 지질학자 출신인 짐 슬로슨은 시정부의 자료도 개발업자들이 고용한 전문가들의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 가치가 별로 없다고 말한다. 개발업자들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의견 가운데 긍정적인 것만 수용하고 부정적인 내용은 무시, 채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구나니겔 시 관계자들은 당초 지진도에서 지진 대비 보강공사가 있었던 지역을 삭제시켜 달라고 주 관계당국에 로비했었다.

“지진도에 지진 위험지역이라고 표시된 곳 가운데 상당 부분은 보강공사 등으로 위험 요소들을 제거했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시커뮤니티 개발국장 밥 레너드는 말한다.

주택 지진정보 공개에 찬성하는 측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반대측에서는 구입자들이 주택의 지리적 위치를 확인할 경우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혼란의 근원은 진실된 정보를 처음으로 접했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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