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환기간 짧을수록 이자율 저렴 상환기간 짧을수록 이자율 저렴

2002-08-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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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자

빚 없는 내 집으로 만들고 싶으면 15년 모기지를 택하라.
주말에 LA 인근의 새집 분양하는 곳을 가봤다. 손님중 한 분이 새 집 구매에 관심이 있어 도와드릴 겸해서였다. 마침 4차 분양이 있었던 날이어서 그런지 주차장은 물론, 주의 길거리가 빼곡이 차들로 들어서 있었다. 분양사무실 앞에는 약 200여명이 줄서 있었고 2주 전에 분양 번호를 받았다는 사람의 손에 쥐고 있는 서류에는 799번이라고 적혀 있었다. 1∼2시간 기다린 뒤 세일즈맨이 나와 큰 소리로 “1∼20번까지 들어오세요”라고 외친다.

4차 분양 전체에 나온 집이 14채 즉, 100여명이 14채의 집을 구입하기 위해 몰려 있는 장면을 보니 감히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또 한번 체험할 수 있었다. 친구끼리 농담조로 LA 인근 벤츠 딜러와 골프장은 한국 사람 없으면 망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집을 분양 받기 위해 모인 200여명중 반은 한인들인 듯 싶었다. 좁은 나라에서 살아와서인지 특히 한국 동포들의 내 집 마련의 꿈과 노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다. 집을 마련할 때 고민 중의 하나가 30년과 15년 중 어떤 프로그램으로 선택할까 하는데 있다. 오늘은 30년과 15년의 장단점을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이자율은 기간이 짧을수록 저렴하다. 고객이 은행에 예금할 때 기간이 장기적인 저축이 많은 이자를 받는 원리와 같다. 많은 주택구매자들이 30년 모기지를 선택하면서 어느 세월에 30년을 갚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평균 7년마다 집을 팔거나 재융자를 하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한 구태여 무리해 가면서 15년으로 할 이유도 없다.


많은 분들이 15년과 30년 프로그램 자체에서 오는 원금과 이자계산 자체가 틀리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15년과 30년의 근본적인 차액은 장기와 단기이자 차이에서 생기는 0.5%에 국한되어 있다. 예를 들어 30년과 15년 이자가 동일할 경우 물론 월페이먼트는 15년에 25∼30% 정도 비싸진다. 그러나 차액은 30년 모기지 페이먼트에 얹어질 경우 30년 모기지도 15년 페이먼트가 된다. 현실적으로는 30년이 0.5% 비싸기 때문에 15년과 똑같은 페이먼트를 할 경우에는 15년보다 1∼1년반 정도 길어진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필자가 13년 전 처음 융자를 할 때 그 당시 15년으로 융자를 해드린 분들은 거의 모두 페이오프가 1∼2년 남은 것에 반해 30년 모기지를 선택하신 분들은 그 사이 평균 2∼3번 재융자를 하셨다는 사실이다. 많은 분들이 일단 30년으로 선택하고 여유가 되면 페이먼트를 더 많이 지불해야지 마음먹고 시작하지만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분들은 많지 않다. 독자들 중에도 정크메일을 통해 ‘bi-weekly’ 융자 프로그램 광고를 본 경험이 있으리라 본다. 이 회사들이 하는 일이란 일년에 13번 페이먼트를 걷어 모았다가 고객 대신 은행에 지불해주는 대가로 매달 고정액수의 수수료를 받는 것에 불과하다.
현재 15년 이자는 5.5% 정도이니 만약 집을 페이오프하고 싶으면 지금이 최고의 시기인 것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562)404-8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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