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선수와 축구 4강 (1)

2002-08-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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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가이드

한국 축구가 학연, 지연 등에 매달려 16강도 못했다는 반성론이 나왔다. 히딩크는 실력 있는 사람만 뽑았기에 4강을 이루어냈다는 것이다. 부동산 매매에 참여하는 관중들도 실력 있는 선수를 선별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부동산 업자를 선정할 때는 자기가 기대한 믿음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지연, 학교 동창, 같은 교인, 잘못된 폐습에 가려 있다가는 항상 꼴찌밖에 못한다. 축구가 4강을 이룬 데는 이런 구태의연한 패습을 끊고서 원칙론에 충실했던 결과였다. 부동산 매매에 있어서는 관중도 문제가 있고 선수도 문제가 있다. 이런 것을 탈피해야 한인사회 발전이 있다.

1. 미주 한인과 사업하지 말라: 80년 중반부터 한국 대기업 중소기업 건설회사들이 미국에 진출했다. 미국으로 떠날 지사장과 직원에게 회사 고참이 강조한 교육은, "미주 교포와는 절대로 사업하지 말라!"가 첫 지시사항이었다고 한다. 세계 일류 건설회사라고 자부했던 한국 건설업체들이 미국에 진출해서 하나 같이 실패를 경험했다.


한국 건설업체들이 미국인 동업자 또는 미국인 시공업자들로부터 사기 안 당한 회사 있으면 나와 보라고 했을 때 앞으로 나설 회사가 없을 것이다. 한국 건설업체 조직 자체 문제, 고질화된 한국병, 그리고 미국 부동산 개발에 대한 무지가 실패를 자초했다. 이들은 문제가 발생한 후에서야 필자에게 자문을 구해 왔었다. 미국인들에게 사기 안 당하고 손해 안 보기 위해서 한국 건설회사들은 정규 강의를 부탁해 왔다. 이들에게 미국 부동산 개발절차, 부동산 매매, 경제성 분석, 개발제도와 건축관련 법률을 강의해 주었다. 강의 도중에 한 기업체 직원이 고참 임원이 미국 떠날 때 훈시하기를, ‘미주 교포와는 절대로 사업 구상하지 말고 사업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교포가 우리를 구해 주고 있으니 본사가 잘못된 것이라는 말을 뱉어내었다. 이때 다른 기업체 사람들도 이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이 미주 교포 도움 없이 어떻게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며 판로를 개척했는가? 교포들 도움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오히려 교포들을 비하하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


2. 미국인 대형 부동산 회사 선정하라: 최근에 어떤 한국 대기업에서 부동산업자 선정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문제가 생겼다. 한국 본사는, 미국인이 운영하는 대형 부동산 회사를 선정하라고 지시했다. 이곳 지사 직원은, 오래 전부터 알지도 못하는 미국 사람을 갑자기 어떻게 선정하며 부동산 용어도 모르는데 어떻게 합니까? 차라리 한인 교포 중에서 부동산 지식과 경험 있고 한국 건설업체를 위해 오랫동안 강의했던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그 결과 내가 선정되었다.

상업용 부동산만 전문한다는 미국인 대형 부동산 회사 부사장이 구입자를 데리고 왔다. 미국인 구입자는 부동산 투자회사였다. 필자는 구입자 계약서를 검토한 후 판매자만을 위한 새 계약서를 만들어 보냈다. 표준 계약서에는 법적 요구 사항이 빠져 있고 틀린 말이 있는데도 이들은 흰 까마귀인지 검은 까마귀인지 모르고 계약서를 내밀었다. 미국인 부동산 업자는 단순히 서류전달만 해 주는 심부름꾼이지 계약 조항에 대한 판단과 분석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구입자는 자기 부동산 업자에게 매매에 관여하지 말고 부동산 수수료만 챙기라고 통고했다.

구입자는 "자기 회사 변호사와 판매자 부동산 업자가 직접 흥정하도록 하겠다." 결국 미국인 변호사는 필자가 작성한 계약서대로 수락했다. 판매자인 한국 대기업에서는 변호사를 선정하지도 않았다. 미국인 대형 부동산 회사에 일하는 부동산 업자의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미국인만을 선호하는 한국 기업과 한인들이 있다.

김희영 김희영 부동산/융자 (909)68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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