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여름 ‘잡초와의 전쟁’

2002-06-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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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 이상 기온등으로 크게 번성 예상

겨울답지 않았던 겨울, 이상기온에 가뭄까지 겹쳐 올 여름은 뒷마당 잔디에 잡초들이 유난히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릿 저널은 ‘잡초들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여름’이란 제목으로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연방 농무부와 가드너협회는 온화했던 겨울 날씨, 최근의 전국적인 가뭄, 이상기온 등으로 인해 잡초들이 크게 번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올 여름 잡초제거 또는 억제에 필요한 약품이나 기구 구입비로 주택 소유자들이 17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보다 25%가 늘어난 액수이다.

전국 화원연합은 또 화학성분의 잡초제거 제품보다는 비료로도 사용하면서 잡초를 제거하는 ‘프로팩’(개밥의 원료로 사용되는 옥수수 제품) 등이 더 잘 팔리고 있으며 지난해에 비해 3배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잡초의 강한 번식력


잡초를 자주 제거해 주지 않으면 순식간에 퍼져 나가 나중에는 손을 쓰기가 힘들 정도로 번식해 버린다.
전국 가드닝협회의 브루스 버터필드는 "어떤 사람들은 일부러 잡초를 사다가 심어 잡초 밭을 만들기도 한다"며 이들 잡풀들이 너무 많이 번식해 이웃집에 씨앗이 날아들어 피해를 주는 경우도 많다 말했다.

미국 내 잡초는 주로 국화과 식물들이 많다. 특히 일반 화원에서 관상용으로 판매하는 식물들이 이웃집으로 날아가 잔디밭을 망치는 경우도 많다. 화원에서 구입하는 관상용 식물로는 ‘스니즈위드’(sneezweed), ‘밀위드’(Millweed), 보라 좁쌀풀, 데이지(일부 주에서는 판매를 금지한다) 등이 인기다.

뉴욕 주정부 산하 침해성 식물조사국의 수잔 말로니 국장은 "화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인동덩굴, 매발톱, 노박덩굴 등의 덩굴류들의 피해가 가장 심하다"고 말했다.

이들 관상용으로 재배된 식물들이 지나치게 번식해 이웃집 정원으로 번식하면 기타 야생식물과 교접, 새로운 형태의 잡풀로 변화돼 제초가 쉽지 않게 된다. 생존력이 상당히 강해진다는 것이다.

네브래스카 식물이라고도 부르는 사향엉겅퀴는 가시가 돋쳐 있고 크기가 6피트 이상으로 자라며 한 시즌에 1,500개의 씨앗을 생산한다. 이 엉겅퀴는 중서부 지역에서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조지아에서는 어른 손톱 만한 크기의 가시가 나있는 잡초들로 곤혹을 치르고 있고 캘리포니아의 노란 수레국화는 독성이 심해 말이 먹을 경우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또 텍사스에는 잎에서 소금기가 흘러나와 토양을 망쳐놓는 동남유럽 원산의 위성류 ‘솔트세다’가 크게 번식하고 있다.

△꽃가루
잡초는 꽃가루로 인한 앨러지도 유발시킨다. 질병 통계 전문인 ‘서베일런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꽃가루로 인한 앨러지 환자 발생률이 지난해보다 4%가 높아졌다.

올해에는 특히 날씨의 변덕이 심하고 땅을 뒤집어 놓는 새집 공사가 많아 앨러지를 유발하는 잡초의 번식이 특히 많아졌다. 어떤 경우에는 꽃가루 문제뿐 아니라 독초가 자라면서 뜻하지 않는 피해를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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