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영장

2002-06-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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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끄럼틀 ·폭포 만들고 자갈로 해변 분위기 연출도

새로 지은 근사한 집을 하나 샀다. 뒷마당을 멋지게 꾸미고 싶은데 어떤 조경이 좋을까”를 물어보면 전문가들은 “수영장”으로 대답한다. 연중 햇살이 따가운 남가주는 수영장의 진가가 더욱 돋보인다. 얼음을 띄운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튜브를 타고 책을 읽는 낭만이 영화의 한 장면만은


△ 수영장의 개념이 변한다.
뒷마당 수영장이 단순히 더위를 식히는 물놀이 개념에서 옥외 ‘레크리에이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에스더 수영장 건설(대표 에스더 손)의 디자이너 손근영씨는 “2000년 들어 수영장 패턴이 뒷마당 생활공간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바비큐 그릴, 옥외 벽난로, 스파… 실내 생활공간을 그대로 옥외로 옮겨놓아 수영장은 뒷마당 조경의 일부분에 그친다는 것이다. 수영장의 모양도 자유로운 형태로 변한다.


전국 수영장연구기구(NSPI)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신축된 수영장 중 85%가 ‘콩팥’ 모양 등의 다양한 형태이며 15%만이 전통적인 직사각형이다. 또 계단으로 만들었던 입수구도 요즘은 해변과 같은 밋밋한 경사면으로 바뀌었다.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들의 위험도 줄어들고 노인이나 장애인들도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바닥 재질도 과거 ‘플래스터’(회반죽)보다는 콩, 팥 크기의 작은 자갈로 만들어 마치 해변에서 수영을 즐기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손씨는 “수영장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이라도 연중 90일을 넘지 않으며 나머지 270일은 관상용 정도에 그친다”면서 “이 때문에 ‘멋진 모양’의 수영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수영장에 미끄럼틀과 폭포를 만들고 흐르는 물에 다리까지 가설해 운치를 한껏 돋워내는 수영장들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영장 얼마나 드나
수영장 가설비는 2만~3만달러가 소요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영장 및 부대시설 가격은 주택의 15%를 잡았으나 요즘은 집 값이 너무 올라 이런 식 계산은 하지 않는다. 또 기존의 주택과 신규주택의 가설비용도 차이가 난다. 기존 주택의 경우 각종 시설물들을 제거한 후 수영장을 건설해야 하므로 비용이 더 든다.

보통 수영장을 건설한다면 스파를 함께 만드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스파 추가비용은 수영장과 큰 차이가 없다.
손근영씨는 “스파 없는 수영장은 벤츠 승용차에 에어컨이 없는 격”이라며 “불과 2,000~5,000달러 정도의 차이에 그친다. 함께 건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손씨는 스파와 수영장을 함께 건설하는 사람들이 95%가 넘는다고 밝혔다.
스파와 수용장을 함께 지으려면 평균 3만달러는 예상해야 한다. 여기에 미끄럼과 폭포를 가미하면 5,000달러, 근사한 바비큐 시설 3,000달러, 요즘 유행하는 옥외 벽난로는 5,000~7,000달러 정도로 추가된다.
웬만한 조경을 갖춘 멋진 야외공간을 꾸미려면 7만~8만달러의 예산을 세워야 한다.

△땅 크기는
수영장을 만들려면 3,000스퀘어피트 정도의 대지는 필요하다. 땅이 좁다고 수영장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작은 수영장이 유행하므로 스파를 늘려 놓은 것 같은 작은 수영장(15피트 길이 정도)이 유행한다. 또 물의 유속을 만들어내는 ‘스윔 제트’를 가설해 큰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낼 수 있다.

△스파만 건설한다면
스파 가격은 2만달러 정도. 수영장을 건설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파이버 글래스라는 플래스틱 재질의 스파는 훨씬 가격이 싸다. 대략 6,000~1만2,000달러면 근사한 수준으로 스파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5년 이상을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명이 짧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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