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 값은 자꾸 오르고...

2002-05-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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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자론

▶ 퍼스트 어소시에이츠 모기지 빈센트 리 부사장

1년 전, 그러니까 지난해 6월께였다. 자그마한 집을 2년 전에 구입했는데, 2년만에 10만달러가 올라버린 것이었다. 내 딴에는 똑똑한 짖을 한다고 아내를 설득해 집을 팔아버렸다. 아이들이 둘이나 있어 이사가는 것도 만만치 않았지만, 집을 팔고 현금으로 쥐고 있다가 1~2년 후 집 값이 다시 떨어지면 더 큰집을 장만하자는 계산으로 일을 저질러버렸다.
1년이 지난 지금 내가 팔았던 집은 8만달러가 더 뛰어 후회가 적지 않다. 또 렌트는 자꾸 오르는데…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으리라 믿는다. 과연 집 값은 어디까지 오를까?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지 여러 가지 주변상황을 분석해 볼 때 당분간 집 값은 쉽게 떨어지라고는(특히 40만달러 이하 주택) 생각하지는 않는다.
첫째, 아직 미국 경기가 그리 좋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불경기로 집 값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반면에 경기가 좋지 않으면 사람들은 도시로 모이게 된다. 특히 LA 주변에선 90년 이후 신규 주택이 많지 않아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집이 너무 적다.
둘째, 정부가 올해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단기 이자를 올리지 않을 것이므로 집이자 또한 계속 매력적인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셋째, 증권시장이 맥없이 무너져 많은 투자가들의 돈이 주식 대신 세이빙, 혹은 채권시장에 머물 경우 이자는 계속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치솟는 렌트 값이다. 이 또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져서 오는 현상으로 90년 이후 주택시장의 냉기로 새로 지어진 아파트가 많지 않다.
다섯째, 히스패닉 인구의 증가와 아태평양 시대의 영향이다. 세계 최대의 소비국가인 미국, 특히 서부지역은 미국 무역교류의 중심지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주택 시장의 추락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을 구입하려면 모기지 융자를 받아야 하는데 우선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신용이다. 미국에선 개인신용을 점수로 계산하는데 이를 FICO라고 한다. FICO가 일단 620이 넘으면 좋은 조건으로 융자받을 수 있다. 혹 620이 안되더라도 불가능하진 않다.
둘째는 채무 능력이다. 즉 한달 수입이라 생각하면 된다. 요즘에는 다행히도 수입을 서류상으로 증명할 길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가능한 융자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셋째는 다운페이먼트이다. 이 역시 많은 융자 프로그램 덕분에 많은 돈 없이 위에 2가지 조건만 갖추면 5%, 3% 혹은 0% 다운으로도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 단 한가지 주의사항은 집을 장만할 계획이 있다면(20% down 미만으로 장만할 경우) 적어도 두 달 전에 현금을 은행에 입금시켜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마음에 드는 집을 찾는 것과, 너무 무리해서 집을 장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90년 초반에 많은 한인들의 쓰라렸던 경험을 목격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무리하게 집을 장만했다가 몇 년 못 가서 집을 빼앗기고 신용에도 금이 가는 실수를 범했었다. 개인의 능력에 맞는 집의 가격과 융자 프로그램을 전문가와 먼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한다. (562)404-8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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