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패니시 스타일 리빙룸

2002-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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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포인트 인테리어

▶ 에린 최 <인테리어 디자이너>

먼저 리빙룸의 창문을 열어보자. 북쪽의 창문 밖으로 정열의 나라 스페인이 보이고 남쪽 창문 밖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올리브 밭 풍경에 모든 도시가 먼지에 쌓여 곧 사라질 듯하다.

우리가 보는 스페인의 리빙룸은 도시 한 구석에 밀착되어 역사의 돌을 밟고 가는 행인의 발자국 소리가 뚜렷이 들리는 내 이웃집의 리빙룸이다.
발코니의 창문을 열면 이웃집의 창문 밖이 유럽을 연상케 하는가 하면 또 다시 모로코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수없이 다양한 창문들은 섬세하기 그지없는 돌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는가 하면 그들만의 특유의 디자인인 철 장식 창문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케 한다.

그곳의 발코니는 사계절 항상 푸른 넝쿨이나 색색깔의 꽃들로 만발되어 있다. 눈부신 햇살들은 철창문 사이로 살며시 스며들어와 리빙룸 한 구석의 소파 위에서 단잠을 일으킨다. 고급스러운 샤넬 천으로 된 원색의 소파 위에는 제각기 다른 모양의 화려한 트림으로 된 필로들이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모로시 스타일의 널찍한 커피 테이블 위에는 섬세한 수공예품 같은 등불이 켜져 있다. 스패니시들이 즐겨 사용하는 랜턴은 아치형, 사각형, 원형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향기 나는 초를 넣어 두기도 하고 등불로 켜기도 한다.

넓은 리빙룸의 벽면은 묵직한 철 막대를 이용해 태피스트리(벽에 걸린 카핏)를 걸어둠으로써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하고 그 밑에는 역사만큼이나 고풍스러우면서도 우아한 화분들이 놓여져 있다.

그리곤 높은 천장으로부터 내려온 철제로 만든 샹들리에는 현란한 빛을 발산하면서 한 조각의 예술품 형태로 변해 있다. 샹들리에의 불빛 반사로 더더욱 밝게 비추는 베네션 스타일(거울로 프레임이 된 문양 있는 거울) 거울 속에서 그들의 화려한 문화를 다시 한번 볼 수 있다.

리빙룸의 입구 한쪽에서는 스패니시 디자인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콜벳 색상(짙은 푸른색)에 노란 무늬의 세라믹 항아리들이 각양각색의 스타일로 콘솔(사이드 테이블) 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곤 그 옆에는 생활의 일부분인 와인 잔들이 마치 컬렉션 해놓은 듯이 진열되어 있다.

강렬한 햇살이 비추어주는 이곳 스패니시 리빙룸을 열어 놓으면 테라코타 타일과 모자이크 타일로 디자인 한 정원의 길들이 마치 화려한 수를 놓은 듯 하고 한줄기의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는 유럽의 조각품 같은 연못은 그들의 낭만과 열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310)385-0100 <레드 게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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