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방이 몇개 있는 집이 좋을까

2002-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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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산책

▶ 케니 김<센츄리-21, D&H 동부 부동산>

한때는 조그만 한방에서 한 식구 6~7명이 양쪽으로 끼여 누워 잠을 잔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비좁은 방안에서 부대끼며 커 온 형제들간의 우애가 풍족하게 넓은 집안에서 자란 형제들간의 우애보다도 비교적 더 깊다는 것을 이제는 느낀다.

물론 지금의 시대에서는 당연히 각자의 방들이 있어야 하겠고, 단출한 식구인 집들도 요즈음엔 방들이 여럿이나 된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몇 개의 방만 사용하고, 더욱이 사용하는 방도 잠만 자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로 끝나며, 각자의 방으로 쏙 들어가면 하루가 끝이 나고 만다.

남편과 아내는 안방으로, 아이들은 각기 제방으로, 그렇다 보니 가족들간의 얼굴을 마주치는 시간도 점점 부족해져 가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하기야 한방의 부부간에도 각자의 침대를 쓰는 집안이 늘고 있는데 말해서 무엇 하겠냐만 말이다.


물론 방이 두개이건 세개이건 간에 형편대로 구입하면 되고, 필요한대로 사용하면 되겠지만, 바쁜 현실의 생활 속에서도 가족간의 진지한 삶의 공간과 행복을 만들어내는 공간의 방을 만드는 것이 방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아이들 방문 앞엘 보면 예쁜 글씨로 ‘○○○의 Room’이라는 방문 패를 걸어놓기도 한다. 그것은 자신만의 공간을 소유했다는 아이들의 행복감의 의사이고, 그들 나름대로 그 방안에서 자신의 꿈과 행복을 키우겠다는 긍정적인 욕구의 표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찌 보면 “함부로 들어오지 마세요!”라는 경고문 같기도 하여 들어가기 전에 잠시 망설여지기도 한다. 이와 같이 식구들 각자마다 방이 따로 있어서 좋은 면도 있지만, 한 집안에서도 지극히 개인적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풍족한 현실의 단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느 목사님의 ‘행복’에 대한 얘기를 잠시 해보자면, 남자와 여자는 각기 가슴속에 자신만의 방을 소유하고 있는데, 남자는 여러 개의 방을, 그리고 여자는 한 개의 방을 각기 소유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간다고 한다.

그 남자들의 방이란 것은 로맨스적인 방도 있고,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사회적인 방도 있으며, 그 외에도 동창생 모임방, 골프멤버들의 방 등 여러 방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남자들은 한동안 여러 방들을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가 결국 끝으로 찾아가는 곳이 ‘사랑하는 아내의 방’이라고 한다.

한편 ‘남편과 가정의 방’ 하나만을 소유하면서 온 정성을 다 쏟으면서 희생적인 일생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여자들 방은 우리 모두에게는 감동적인 ‘행복의 방’인 듯 싶다. 아무튼 이렇게 여러 방으로 빙빙 돌아다니는 남자의 근성도, 여자가 하나의 방을 외롭게 지키고 있는 모성애도 모두 ‘동물의 왕국’ 얘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하듯 한 개의 방이건 다섯 개의 방이건 간에 방의 숫자가 대수는 아니므로, 부대끼면서 사는 단 한 개의 방이라도 내 가족들을 위한 소중한 방으로 잘 꾸미고 잘 활용해 준다면, 온가족의 행복을 창출하는 보다 값진 방이 될 것이라고 이 세상의 모든 아빠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연락처 (909)641-8949, www.EZfindHo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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