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퓨전 스타일 목욕실

2002-04-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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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린 최 <인테리어 디자이너>

절제된 색상과 선에서 충분한 휴식을 주제로 한 퓨전 스타일은 새로운 각도로 시작된 가장 현대적이면서 여유 있는 공간을 만드는 디자인이다. 동양의 재료를 이용하여 서양의 실용감각을 추가한 이 스타일은 목욕실의 개념을 한 단계 바꾸어 놓았다.

새로운 문화에 맞추어 눈에 익지 않은 목욕실 상품들이 마켓에 많이 나와 있는데, 예를 들면 세면대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세라믹은 이젠 그 자리를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있다.

차가운 느낌의 유리 세면대가 동양 콘솔 위에 올려져 있고, 거친 라임스톤 컬럼 위에 돌로 만든 세면대가 있는가 하면, 구리(동) 세면대가 격자무늬로 만든 나무 기둥 위에 너무나 잘 어울러져 있다. 그밖에 수많은 재료들이 전통적이면서 기하학적인 디자인으로 환상적인 목욕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반듯하면서도 기능적인 효과를 한 곳에서도 놓치지 않고 연출하는 퓨전 스타일, 어쩌면 서양인보다 우리들에게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
생활자체에서 환경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차가움과 따뜻함의 공존에 더 익숙해 있는 우리들은 훨씬 쉽게 이 디자인을 받아들일 수 있다. 둥근 창문보다는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의 창문형태, 원색보다는 자연스런 색상, 화려한 연출의 창문보다는 조용해 보이며 다소곳한 대나무발 등 이 모든 것에 전혀 낯설지 않다.

단지 조금 새로운 변화를 주어서 개성 있는 욕실로 바꾸고 싶다면, 기존에 많이 쓰이던 로마 스타일의 모자이크 타일을 약간 반짝이는 모로코 타일로 바꾸는 방법도 좋다. 그리곤 없어서는 안 되는 수납공간들을 좀더 스타일리시하게 만들기 위해서 기존의 반복형을 나무박스형으로 만들어 벽에 다는 것도 어떤 생소한 생동감을 넣어준다.

이 스타일에서 가장 뚜렷하게 느끼는 트렌드로는 돌출형 세면대인데, 이 디자인들은 전반적으로 모던하다는 느낌이 제일 먼저 와 닿는다. 그 느낌을 그냥 스치면 상업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기 쉽다. 여기에 단단하면서 정겨운 나무 재질로 만든 세면대를 받침대로 쓰는데 동양가구를 이용하면 퓨전 스타일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목욕실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거울은 물론 세면기의 디자인에 맞추어 다르겠지만 현재 제일 선호하는 스타일은 모던한 스타일이다. 이 모던한 감각에 맞추어 선택되는 조명에 있어서는 직접조명보다는 간접조명이 더 효과적이다.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보다 그냥 스치기엔 너무 멋스러운 퓨전 스타일, 한번 시도해 보길 권한다. (310)385-0100 <레드 게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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