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Q&A

2002-01-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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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72세의 미망인이다. 콘도나 집을 한 채 사려고 한다. 바이어측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가격과 자세한 주택 정보 등을 상담 받고 있다. 아직 집을 사본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고민이 한가지 있다. 현찰로 집을 살 것인가 아니면 주택 가격의 3분의2를 융자받을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어떤 것이 좋은가.

<답> 나이가 들었다고 젊은 사람들과 다르다는 말을 하기 힘들다. 요즘 이자율이 상당히 낮다. 비상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찰보다는 낮은 이자율로 융자를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융자를 받을 경우 매달 내야 하는 월페이먼트 부담이 크지 않다면 20%만 다운페이먼트하고 80%를 융자하라고 권하고 싶다. 은퇴자들은 현찰을 주고 집을 사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많은 재산을 부동산 한곳에 묶어두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살고 있는 지역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자. 집을 팔고 이사 가고 싶어도 쉽사리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금이 잠겨 있다는 것도 문제다. 비상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낮은 이자율의 요즘 같은 시기에는 융자를 받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문> 지난번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단기 금리를 0.25% 인하했지만 모기지 이자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 연방정부에서 모기지 이자율을 통제하는 것이 아닌가.


<답> 연방정부의 단기 금리 인하후 모기지 금리가 변동이 없었던 것을 두고 하는 말 같다. 그러나 모기지 금리는 단기 금리 인하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이미 발표된 후에는 안정세를 찾는다. 금리 인하 조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다른 금융계 요인들이 오르고 내리면서 장기 금리인 모기지 금리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모기지 금리는 연방정부가 통제하지 않는다. 연방정부는 연방 기금 이자율만을 조절한다. 다시 말해 은행들간에 하루정도의 단기간 돈을 빌려주고 갚을 때 사용하는 단기 이자율을 통제하며 연방준비은행들이 일반 은행들에게 역시 단기간 빌려주는 할인율을 조정한다.

<문> 부친 말로는 1981년 집을 살때만해도 이자율이 15%나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때보다 절반 정도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데 이유가 있는가.

<답> 인플레 때문이다. 인플레가 심할수록 이자율은 높아진다. 지금은 인플레가 상당히 억제 됐기 때문으로 보면 된다. 어떤 국가는 장기 금리가 무려 30% 이상을 기록하는 곳도 있는데 이 또한 인플레가 심한 것도 한가지 이유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적으로 이자율은 ‘수적’인 것과 ‘실질적’인 것으로 구별할 수 있다. 수적이란 글자 그대로 숫자로 나타나는 이자율을 말하고 실질적이란 수적인 이자율에 인플레를 감안한 것이다. 융자은행들은 이자율을 결정할 때 바로 실질 이자율에 근거를 둔다. 100달러를 빌려주고 1년후에 6달러를 이자로 받아 106달러를 돌려 받았다면 이자율은 6%가 된다. 물론 인플레이가 없는 경우이다. 그러나 1년동안 물가가 5% 인상됐다고 가정해 보자. 은행에서 6% 이자율을 받아 가지고는 장사를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인플레 비율을 추가해야 한다. 개당 1달러 하는 물건을 100개 샀다고 가정하면 1년후에 100개 물건값은 105달러가 된다. 1년전 100달러로 100개를 살수 있었던 은행이 1년후에 6% 이자율만 받아 가지고는 동일한 물건을 한 개 더 사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은행에서는 수적 이자율이 인플레 요인을 추가하게 된다. 은행이 6%의 실질 이자율을 유지하려면 100달러 원금에 대한 가치 하락분 5%(가격인상)에다가 이자율의 가치 하락분(대략 0.3%)을 더한 11.3%의 수적 이자율을 적용해야만 1년후에 5% 가격 인상된 물건을 개당 1달러5센트로 106개의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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