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값 오를땐 빨리 사는게 유리

2000-06-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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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매입시기

▶ 상승률 4%이하이면 다운페이 비축

미국이란 돈을 버는 만큼 쓰게 돼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만큼 돈을 모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고정 수입이 있어 매달 페이먼트는 할 수 있지만 다운페이먼트로 쓸 수 있도록 저축해 놓은 돈은 별로 없는 경우 과연 조금이라도 돈을 모아서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한가 아니면 다운페이먼트를 최소화하더라도 집을 살 수만 있다면 사는 것이 유리한가. 이같은 문제를 생각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알아본다.

많은 서민들이 생각해 보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크레딧이 좋고 고정수입도 있어 집값의 100%를 융자받을 수 있는 사람이 집값이 연평균 4%씩 오르는 지역에서 10만달러짜리 집을 한 채 사려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0% 다운페이먼트로 집을 사는 경우는 사실상 많지 않고 5~10% 다운페이먼트로 집을 사는 경우는 많으나 편의상 0%로 집을 사는 경우를 가정한다.

집을 사서 언제 되파느냐는 것도 바이어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집을 사면 6년은 산다고 간주, 위와 같은 가정 아래 ‘0% 다운페이먼트로 집을 사서 6년을 사는 경우와 1년간 렌트로 살면서 5,000달러를 모아 5% 다운페이먼트로 집을 사서 5년간 사는 경우’를 비교한다.


두 가지 가운데 어떤 경우가 더 유리한지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집값이 얼마나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것. 집값이 많이 오를수록 물론 일찍 사는 편이 유리하다. 여기서는 연평균 상승률이 4%로 돼 있으므로 요즘 부동산 시장의 현실에 비춰볼 때 그다지 높게 잡은 것이 아니다.

둘째, 다운페인먼트가 0%일 때와 5%일 때 모기지(모기지 보험 포함) 금리가 얼마나 달라지느냐는 것. 다운페이먼트가 적을수록 금리가 높아지므로 두 경우 사이의 금리차가 클수록 0% 다운페이먼트가 불리하다. 다운페이먼트가 하나도 없을 때 모기지 금리가 9%라고 가정하고 5%를 다운페이먼트로 내놓을 때 모기지 금리가 8%라고 가정한다.

셋째, 돈을 모으는 동안 렌트로 살면서 얼마나 쓸 것인가. 연간 렌트 총액을 사려는 집값의 4.8%, 즉 4,800달러로 가정한다.
넷째, 다운페이먼트·렌트·모기지 페이먼트를 저축했을 때의 이자소득에 대한 기회 비용.

이상 네 요인을 염두에 두고 각각의 경우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돈을 모아서 집을 사는 경우 바이어의 실제적 비용은 ‘다운페이먼트 비용+모기지 비용+렌트 비용-6년 후 집의 에퀴티 비용’이다.

다운페이먼트 비용이란 다운페이먼트 총액과 다운페이먼트를 은행에 저금했을 경우 얻을 이자의 합계이다. 현재 10달러짜리 집은 집값 상승률이 연간 4%라 했으므로 1년후 집값이 10만4,000달러가 될 것이다. 1년후 5%를 다운페이먼트로 내놓으면 5,200달러가 된다. 1년후 집을 사서 5년간 살 경우 다운페이먼트를 집 사는데 쓰지 않고 연리 4%로 저금하면 다운페이먼트 비용은 6,326달러가 된다.

모기지 비용이란 매월 모기지 페이먼트를 연리 4%로 5년간 저금했을 때 원리합계이다. 금리 8%짜리 30년 고정으로 9만8,800달러를 얻어 쓰면 한 달 페이먼트가 724달러96센트가 되는데 5년간 원리합계는 4만8,064달러가 된다.


렌트 비용은 렌트가 월 400달러일 경우 연리 4%로 계산하면 1년만에 원리합계가 4,889달러가 되고 6년후에는 5,969달러가 된다.
6년후 집의 에퀴티 비용은 집값이 12만6,532달러로 올라 있고 모기지 융자 잔금은 9만3,929달러가 될 것이므로 3만2,603달러가 된다.
따라서 먼저 돈을 모아서 집을 사는 경우의 총비용은 2만7,756달러($6,326+$48,064+$5,969-$32,603)가 된다.
먼저 집을 사는 경우 총비용은 ‘6년간의 모기지 비용 -6년후 에퀴티 비용’이다.

30년 고정에 9% 금리로 10만달러를 빌리면 월 페이먼트가 804달러62센트이고 이에 대한 연리 4% 6년간의 원리합계로 계산되는 모기지 비용은 6만5,353달러가 된다.

6년후 에퀴티 비용은 6년후 집값 12만6,532달러에서 모기지 융자 잔금인 9만4,810달러를 빼고 남은 3만1,722달러이다. 따라서 총비용은 3만3,632달러($94,810-$31,722)가 된다. 먼저 돈을 모아서 사는 경우 보다 5,876달러가 더 많은 것이다.

두 경우 각각의 총비용은 모기지 금리와 집값 상승률 예상치가 얼마냐는 것에 따라 민감하게 달라진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명예교수 로버트 브러스(재정학)에 따르면 연간 집값 상승률이 4% 이하일 경우는 돈을 모았다가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연간 집값 상승률이 6%이고 0% 다운페이먼트에 따른 모기지 금리가 5% 다운페이먼트에 따른 모기지 금리 보다 0.5% 이상 높으면 돈을 모았다가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이 경우 모기지 금리차가 0.5% 미만이면 먼저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연간 집값 상승률이 8%이고 0% 다운페이먼트에 따르는 모기지 금리가 5% 다운페이먼트에 따르는 모기지 금리 보다 1% 이하로 높을 경우에는 먼저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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