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니멀리즘

2000-06-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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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니스 최 <필레오 인테리어 디자인>

최소한의 디자인, 모든 디테일이 조심스럽게 선정되어 심플하고 여유있는 멋진 공간을 만드는 미니멀리즘은 섬세한 공간의 밸런스가 아이디얼한 주제로 탈바꿈한다. 시각적이며 눈을 감아도 영상이 존재하는 인테리어 공간,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감정의 연결, 하나의 심플한 공간 예술이 미니멀리즘이다.

보고 만지고 느끼는 종합공간, 추상적인 표현, 그 속에서 땅을 느끼고, 불을 느끼고 물과 공기를 느낀다. 소유에 대한 자유로운 정신이 느껴지면서 심플한 느낌의 선이 왠지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조용한 공간, 복잡하게 느껴지는 사물에서 느낄 수 없는 고요함이 마음에 스며든다.

자칫 건조하고 차갑게 느껴지는 단순함에서 느끼는 따뜻함은, 그래서 더욱 정겹다. 유리나 마블의 텍스쳐가 단순한 선을 더 강조하고 하얀 쉬어나, 주름진 벽지타일, 왁스 입힌 코튼 커버나 폴리쉬한 마블탑, 백색과 아이보리, 그리고 뉴트럴 색상의 공간에서 맨발로 디디고 다가설 수 있을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질 것이다.


빛과 밝기, 자유로운 공간의 조화미. 그래서 왠지 미니멀리즘에선 지워지지 않는 영상미가 강하다. 스틸테이블, 거울과 실크타슬, 나무 멘탈등 여러 가지의 소재가 언밸런스로 조화를 이루고, 심플하고 강한 페인팅 한점이 주는 깊이 또한 만만치 않다.

차가움과 따뜻함의 대비, 거칠고 보드라운 텍스쳐의 조화, 창백한 라임스톤 바닥이나 콘크리트와 따뜻한 나무바닥의 커넥션은 서로 상이하면서도 어울린다.

단순한 조각이나 촛불의 반영, 단순한 가구와 각종 액세서리, 거친 질감의 회벽,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깊이 있고 깜끔하게 생각하며 살 수 있게 정리해주는 공간미도 좋은 느씸으로 다가온다.

때로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혹은 예리한 직선으로 공간을 창출하고, 심플하고 정돈된 느낌의 모던한 감각위에 뉴트럴 톤으로 옷을 입히면 절제되고 배제된 미의 종합이 탄생한다.

유리테이블 위에 단순한 형태의 은으로 만든 꽃병, 예술적인 형태의 모던한 램프, 뉴트럴 색상위에 더하는 그린 화초의 멋. 굳이 아기자기한 장식이나 에리어럭 따위는 필요치 않을 듯하다. 현란한 색상이나 무거운 커텐도 필요없다. 스틸과 나무, 패브릭을 잘 조화시키면 무척 세련된 감각이 사는 모던함이 돋보인다.

미니멀리즘에는 오히려 비우고 살면 더 채워지는 자연의 호흡이 숨겨져 있다. 마리나델레이, 말리부 비치의 모던한 스타일의 집이나, 콘도 등에 응용하면 좋을 듯한 미니멀리즘에는 때론 무채색이나 강한 단색의 액센트를 주어도 좋다.

어쩌면 동양적인 철학과 동일한 느낌의 미니멀리즘은 극소화된 모던 디자인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1950년대의 단순한 샹데리아 스타일과 하얀 대마의 테이블보, 누비거나 특이한 소재의 천들의 조화 또한 자연스럽다.

모던한 디자인이 쉽게 싫증이 난다고들 하지만 미니멀리즘은 씹을수록 맛이 나는 여백의 미다. 그리고 미니멀리즘은 꼭 모던 디자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글래머스한 스타일, 클래식한 느낌에서도 미니말리즘은 적용된다.

단순 명료하면서도 은은하고 모든 것이 있을곳에 자리잡고 있는 하나의 짜임새가 여유롭고 평온스럽기까지 할 것이다. 문의 (888)848-0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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