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법

2000-06-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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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상담

▶ 박준창

에스크로 열었는데 arbitration이란 무언인가?


<문> 최근에 사업체를 하나 사면서 에스크로우를 열었습니다. 에스크로우 회사 직원이 "arbitration"조항이 있다고 하면서 통역을 해주었는데 도무지 무슨 말이니 이해를 못했습니다. 이해가 안되는 상태에서도 브로커가 괜찮다고 서명을 하라기에 하고 나왔습니다만 찜찜합니다. 도대체 arbitration"이란 것은 어떤 것이고 제게 불이익은 없나요.

<답> "arbitration" 조항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떤지를 검토해야 하겠습니다. 에스크로우 서류를 들고 가셔서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arbitration"의 내용을 알 수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arbitration"의 한국어 번역은 "중재"입니다. 간혹 "중재재판"이라고 번역하는 것을 보았는데 잘못된 번역입니다. 중재란 법원을 통하지 않고 분쟁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은퇴한 판사, 변호사 혹은 그 분야의 전문가를 위촉하여 잘잘못을 가려 달라고 부탁하여 그 판정이 나오면 법원의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법원에서의 재판이 너무 시간과 경비가 많이 발생하므로 빨리 그리고 작은 비용으로 분쟁을 해결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나왔습니다.

양 당사자의 합의없이는 중재가 될 수 없고 중재의 형태는 여러 가지입니다. 즉, American Arbitration Association같이 중재규칙이 있어서 전문적으로 비용을 받고 중재인과 중재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있고 양 당사자가 합의한 어느 누구든 중재인으로 선임하여 판정을 맡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도 서명을 하셨으므로 셀러와의 분쟁시 재판을 하지 않고 중재에 의해서 해결하셔야 할 것입니다.


완구대금 체불했다고 무슨 서류에 서명하라는데

<문> 다운타운에서 완구를 팔고 있습니다. 완구를 한국에서 공급받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별다른 서류나 계약서 없이 물건을 공급받았습니다. 그리고 대금은 30일이 지나면 갚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슬로우가 되어서 지불일자를 몇번 놓쳤습니다. 그랬더니 어느날 "Security Agreement" 라는 것과 "UCC-!"이라는 서류를 가지고 와서 서명을 하라고 합니다. 서명을 해 주어도 됩니까.

<답> 물론 안해 주실 수 있으면 안 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거래를 계속해야 하고 특히 밀린 돈이 있으면 아마도 서명을 피하실 수가 없으실 것입니다. "Security Agreement"는 담보계약서입니다. 물건을 사면 물건 대금을 갚아야 할 진대 안 갚는 경우에는 담보로 제공한 물건을 담보권 소지자가 차압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UCC-1"은 UCC-1 Fiancing Statement가 정확한 말이며 같은 물건을 담보로 여러 채권자들에게 제공하였을 경우 그 담보물에 대한 우선순위를 가리기 위한 것입니다. 즉 이 UCC-1을 누가 먼저 등록시켰느냐에 따라 순위가 결정이 됩니다. 액수는 관계없으며 시간적 순서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리고 소위 "담보권의 완성"은 UCC-1을 등록시킴으로써 가능합니다.


미국 주식회사 이사 직책 한국과 다른가


<문> 친구가 주식회사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같이 돈을 투자해서 더 크게 키우자고 하여 들어 갔는데 이사직함을 받았습니다. 저는 한국에서의 회사인 것으로 생각하여 상무 아래 직책으로 알았는데 최근 은행 돈을 10만 달러를 빌리는데 필요한 것이라고 하여 이사회 결의록에 서명을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보니까 단순한 상무아래의 직책이 아닌 것 같은데 미국 주식회사의 이사는 한국 주식회사의 이사하고 다릅니까.

<답> 법적으로는 실상 차이가 없지만 사회 통념상으로는 약간 다릅니다. 미국 주식회사의 이사는 이사회의 회원만을 말하는 반면에 한국의 주식회사 이사는 주로 중역, 회사 임원으로서의 직책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생각하고 계시는 대로 매일매일의 회사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임원 (officer)으로서 상무밑에 부장위의 자리입니다.

하지만 미국회사에서는 그러한 자리가 general manager아니면 vice president라는 직책에 해당되며 이사는 매일매일의 회사 경영에는 간여하지 않고 중요 정책과 결정만 합니다. 물론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중역과 이사를 겸임하며 법적으로 하등의 문제가 안됩니다. 한국 주식회사에서도 물론 이사로 등재되면 이사회의 회원이 된다는 점에서 법적으로는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회사에 있어서 이사는 실질적인 회사의 정책을 결정하는 힘이 없습니다 (법적으로는 그렇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쨋든 미국회사에서는 officer로서 이사라는 직함은 없습니다. 명함에는 general manager, vice president드으이 요어를 쓰시는 것이 합당합니다 (단, 사립학원이나 기타 비영리 기관에서는 중역으로서 이사라는 직함을 쓰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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