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면엔 구글 영향력… ‘엔비디아 의존 낮추기’ 수요 노린 듯

브로드컴 [로이터]
반도체 설계 기업 브로드컴이 자산운용사들과 손잡고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플랫폼을 설립했다.
브로드컴은 아폴로·블랙스톤 등이 초기 핵심 금융 파트너로 참여한 'AI XPV 플랫폼'을 출범한다고 9일 밝혔다.
이 플랫폼은 브로드컴의 고객 맞춤형 AI 칩(XPU)과 네트워크 설루션을 기반으로 연산 용량을 최대 20GW(기가와트) 규모로 확보해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최첨단 AI 기업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플랫폼 참가사들은 우선 350억 달러(약 53조원)를 들여 앤트로픽이 앞서 발표한 1GW 이상 인프라를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올해 중반부터 클라우드 임대업체인 플루이드스택 기반 부지에 배치될 예정이다.
AI XPV 플랫폼이 플루이드스택의 AI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면, 플루이드스택은 이를 앤트로픽에 임대해 사용료를 받고 이에 따른 수익금을 플랫폼에 돌려주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자산운용사들은 지분 투자가 아닌 사모금융 형태의 채권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플랫폼 구축의 이면에는 구글의 뒷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플루이드스택이 파산하거나 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채권자들에 대신 돈을 갚아주는 보증 조항이 포함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전했다.
이번에 구축되는 AI 인프라에 탑재되는 칩도 브로드컴이 디자인하고 구글이 개발한 텐서처리장치(TPU)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글은 자사가 투자에 참여한 앤트로픽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동시에 자사 하드웨어 매출을 극대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최근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가 거대 기술기업들이 주도하는 AI 발전의 병목으로 작용함에 따라 자산운용사와 대형 사모펀드 등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메타도 지난해 말 블루아울캐피털과 27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금융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특히 브로드컴이 이와 같은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값비싼 엔비디아 의존을 낮추고 맞춤형 반도체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의 수요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브로드컴은 오픈AI와 맞춤형 AI 칩을 만들고 있고, 구글·메타 등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AI 컴퓨팅 수요가 세계 경제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는 역사적인 전환점에 서 있다"며 "앤트로픽을 비롯해 급성장 중인 고객사들이 AI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일생에 한 번뿐인 이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