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벽 빛 편지] 그 꽃

2026-06-08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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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고은 시인의 <그 꽃>이란 시입니다.
단 두 줄의 짧은 시이지만,
이보다 더 깊은 여운을 남기는 시도 드뭅니다.
우리는 평생 올라가는 길만 보고 걸어갑니다.
더 높은 자리, 더 큰 성공, 더 많은 성취를 향해
숨 가쁘게 올라갑니다.
정상만을 바라보다 보니, 정작 발밑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은 보지 못합니다.
그 꽃은 가족의 따뜻한 눈빛일 수도 있고,
곁에서 묵묵히 함께해 준 친구일 수도 있으며,
바쁜 일상 속 스쳐 지나가는 평범한 하루일 수도 있습니다.

올라가면 언젠가 내려오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인생은 언제나 오르막일 수 없고,
정상은 영원히 머무는 곳도 아닙니다.
내려오는 길이라고 해서 실패나 후퇴의 길이 아닙니다.
그 길은 성찰과 깨달음의 길입니다.
비로소 주변을 돌아보고, 삶을 이해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오를 때는 속도에 취해 보지 못했던 것들이
내려올 때는 하나씩 눈에 들어옵니다.
작은 친절, 늦은 후회, 소중했던 사람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들까지도.


인생의 진짜 꽃은 정상에 피어있는 것이 아니라
내려오는 길목에 숨어서 피어있는 들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오늘도 오르고 있지만,
언젠가 내려오는 길에서 어떤 꽃을
만나게 될지 한 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오늘의 사색

★우리는 늘 더 높이 오르려, 더 많이 가지려 애씁니다.
그러나 인생의 진짜 꽃은, 지금 이 자리에서, 어쩌면 내려오는
길목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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