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부 주도권, 협상파서 강경파로… “혁명수비대가 장악”
2026-04-25 (토) 12:00:00
박지영·손효숙 기자
▶ 갈리바프 의장, 협상대표 사임설
▶ IRGC의 잇단 개입에 불만 표시
▶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부상·고립 군 장군들에 사실상 결정권 위임”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이끌어 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협상단 대표직에서 사임했다는 이스라엘 언론 보도가 나왔다. 강경파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성들이 협상 과정에 지속적으로 개입해 불만을 표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부상 중인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의사결정권을 사실상 IRGC에 위임했다는 미국 언론의 분석도 나오면서, 이란 내부 주도권이 협상파에서 강경파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채널12에 따르면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미국과의 협상에서 손을 떼고 협상단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갈리바프는 이달 11, 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부터 이란 측 대표로 나섰다.
갈리바프 의장의 사임 이유는 IRGC의 지속적인 협상 개입으로 알려졌다.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 등이 협상 과정에 개입해 갈리바프의 재량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임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이란 언론인 모하마드 가데리는 엑스(X)에서 “채널12의 갈리바프 의장 사임 보도는 터무니없는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갈리바프 의장 사임설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란 내부에서 IRGC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IRGC는 전쟁 시작 이후 꾸준하게 협상·외교 노선을 비판해 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주변국 공격에 대해 사과하자 집단 반발했고,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신임 장관 임명을 막았다. 파키스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차 협상에 이란 대표단이 불참한 것도 강경파의 영향이다.
외신은 모즈타바가 부상으로 고립되면서 IRGC 위주의 의사결정 구조가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모즈타바는 현재 의료진과만 접촉하고 있다”며 “세 차례 다리 수술을 받았고 얼굴에 화상을 입어 말을 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이란 고위직이 모즈타바를 보러 가기도 어렵다. 대부분의 고위직은 암살 표적이기에, 이들이 미행당하면 모즈타바를 만나러 갔다가 함께 암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즈타바는 이란-이라크 전쟁에 함께 참전하며 우애를 다진 IRGC 장성들에게 사실상 결정권을 위임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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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손효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