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서 두차례 공화당 하원의원…일찌감치 대사 후보군 거명
▶ 의정활동 당시 韓 관련 입법 주도…한미 관계에 ‘트럼프적 색채’ 관측

트럼프, 2기 첫 주한美대사에 한국계 미셸 박 스틸 지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주한 미국대사 후보로 지명한 미셸 박 스틸(70) 전 연방 하원의원은 공화당의 대표적인 한국계 정치인 출신으로, '트럼프 정치'의 인사이더로 통한다.
스틸 지명자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한국 이름은 '박은주'였다. 막 20대에 접어든 1970년대 중반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다.
의회 청문회와 인준을 거쳐 대사로 부임하게 되면 미국으로 이주한지 대략 50년 만에 한국에서 미 행정부를 대표하는 외교관으로 '금의환향'하는 셈이다.
스틸 지명자는 2020년과 2022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두 차례 선출됐다. 45선거구에서 48선거구로 선거구가 조정됐는데도 재선에 성공했지만 2024년 약 600표의 근소한 차이로 3선에 실패했다.
2006년 11월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 선거를 시작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이 지역에서 6차례 크고 작은 선거를 연거푸 승리해 현지에선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미국인 남편 숀 스틸 변호사와 결혼한 뒤 주부이던 스틸 지명자는 1992년 LA 폭동 사태로 한인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목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한인들의 목소리가 미 주류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데 안타까움을 느껴 정치 입문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듬해인 1993년 LA 시장에 출마한 리처드 리오단 후보 캠프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LA시 소방국 커미셔너, 한미공화당 협회장. 오렌지카운티 슈퍼바이저 위원회 위원 등 이력을 쌓으며 성(姓)을 딴 '철(Steel)의 여인'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특히 2020년에는 한국계인 앤디 김(민주·뉴저지)·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주)·영 김(공화·캘리포니아주) 의원과 나란히 당선되면서 연방하원에 양당 소속 한국계가 2명씩 포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 중에서도 스틸 지명자는 대규모 한인 커뮤니티가 있는 LA에서 잔뼈가 굵어 다른 한국계 정치인들보다 재미 한인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에도 능통해 한국인들과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정치 성향은 보수 색채가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 남편인 스틸 변호사가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냈으며, 스틸 지명자의 중앙정치 진출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안보 사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에 공감하면서 주파수를 맞췄고,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후 일찌감치 차기 주한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 바 있다.
스틸 지명자는 2001년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계 자문위원, 2019년에는 집권 1기 시절 트럼프 대통령의 아태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면서 백악관의 아태 정책 수립에도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초선 의원 시절이던 2021년 당시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데 다른 공화당 의원들과 동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스틸 지명자에 대해 "그의 가족이 공산주의에서 탈출한 미국우선주의 애국자"라면서 지지를 표명했다. 부친이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스틸 지명자의 가족사를 거론한 것으로 읽혔다.
다만 스틸 지명자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한국의 어떤 정부와도 협력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현역 의원으로 활동한 시절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 왜곡 사태 대응에 앞장섰고, 한국에 대한 '코로나 백신' 공급 확대를 촉구한 바 있으며, 6·25 전쟁 이후 북한에 있는 가족과 이별하게 된 한국계 미국인들이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이산가족 국가등록 법안'을 발의하는 등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평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