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너지 위기에 아시아서 폭력 확산… 브렌트유, 18년 만 140달러 돌파 최고가

2026-04-04 (토) 12:00:00 문재연 기자
크게 작게

▶ 인도 지방 곳곳에서 빈 가스통 들고 시위

미국·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심화하면서 인도와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사회 불안에 따른 폭동과 방화 등 폭력 사태가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다. 휘발유나 경유를 구매하는 일상적 행위가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고도의 갈등과 위험을 수반하는 일로 변질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 유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2일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140달러 선을 돌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8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3일 외신에 따르면 에너지 수급 위기로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주유소에서 연료를 얻으려다 살인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달 7일 차량이 아닌 개인 휴대용 연료통에 휘발유를 채워달라는 부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운전자들이 주유소 직원들에게 총격을 가해 한 명이 사망했다. 앞서 파키스탄 당국은 일주일 사이 휘발유 가격이 20% 급등하자 휴대용 연료통에 휘발유 및 경유를 공급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인도에서는 연료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인도 국민회의당 등 야당 의원들이 의회 앞에서 “빈 가스통, 빈 약속”을 외치며 규탄 시위에 나서는 등 인도 지방 곳곳에서는 주민들이 빈 가스통을 들고 도로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인도 해군은 3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자국 운반선들을 호위하기 위해 군함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주유소와 주민들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7일 급유 문제로 다투던 20대 남성이 주유소 직원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사망하자, 분노한 주민들이 소유주가 운영하는 다른 주유소를 습격하고, 버스 3대를 불태웠다.

<문재연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