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쟁과 여행자 보험

2026-03-20 (금) 12:00:00 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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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여행자 보험

박기홍 HUB 천하 대표

해외 여행 시 꼭 챙겨야 할 것이 여행자 보험(travel insurance)이다. 이 보험은 일반적으로 여행 중 상해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 등을 보상 한도 내에서 보장하고, 항공 지연이나 결항으로 인한 숙박 및 식사 비용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 질병이나 부상, 가족 사망 등 특정 사유로 출발 전 취소(trip cancellation) 시 항공권, 호텔, 패키지 여행 상품, 투어, 렌트카 같은 항목들에 대한 선납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다. 즉 환불받지 못하는 비용을 보상받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 중 발생한 수하물 분실이나 도난, 파손 등에 대한 피해 보상도 포함된다.

그런데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인해 준비했던 여행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이스라엘은 물론, 주변국 공항과 항만 등 주요 시설에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들고, 심지어 호텔 등 민간 시설들도 잇달아 피해를 입고 있다.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로 중동 지역을 여행하는 것은 피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미 항공권과 호텔 등을 예약해 놓은 상태에서 여행자 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전쟁은 대부분의 여행자 보험에서 보상 제외(exclusion)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여행자 보험은 전쟁을 이유로 한 일정 취소나 중도 여행 포기 같은 상황에서 전혀 보상을 해주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일반 여행자 보험만 갖고 있다면 앞서 설명한 대로 보상이 어렵지만, 보험에 가입할 때 “어떤 이유로든 취소”를 의미하는 CFAR(Cancel For Any Reason) 항목을 추가한다면 이런 상황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단, CFAR에 가입하려면 첫 여행 비용 결제 후 14~21일 이내에 해야 한다. 나중에 전쟁이 발발하거나 지역 상황이 나빠진 뒤에 가입하게 되면 해당 사유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여행에 들어가는 전체 비용을 보험에 포함시켜야 하고, CFAR를 이용해 여행을 취소하려면 출발 최소 48시간 전에 보험사에 취소 통보를 해야 한다.

CFAR를 여행자 보험에 추가할 경우 기본 보험료보다 40~60%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분쟁이나 전쟁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여행하거나, 큰 비용이 드는 여행, 일정 변경이 잦은 비즈니스 여행, 환불이 되지 않는 항공권과 숙박 비율이 높은 여행 등에서 유용할 수 있다. 만약 현지 상황이 좋지 않아 여행을 포기할 경우 CFAR가 여행자 보험에 추가돼 있다면 선납한 비용의 50~75%를 돌려받을 수 있다. 즉 전액을 돌려받는 게 아니란 점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경우는 일반 여행자 보험을 구입한 상태에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목적지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을 때 가능하다. 단, 보험 구매 이후에 경보가 발령돼야 한다.

여행자 보험 가입은 가급적 여행자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의 보상 내용과 보험료를 비교한 뒤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Squaremouth나 InsureMyTrip 같은 비교 플랫폼을 통해 여러 옵션을 비교한 후 구입하는 게 좋다. 아니면 시대에 맞게 AI를 통하여 여행자보험을 비교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시 종합해보면 취소가 불가능한 최저가의 호텔이나 항공권을 선택하고 CFAR 조건이 포함된 여행자보험을 구입하는 것이 취소나 환불 가능한 호텔과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보다 더 경재적인 선택이다.

마지막으로 여행자 보험과 관련, 크레딧카드로 여행 비용을 결제했을 때 부분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출발 전 질병이나 부상, 가족 사망과 같은 특정 이유로 여행이 취소되거거 여행 도중 급히 돌아와야 할 경우 항공권이나 호텔 비용 등 환불받지 못하는 선납 비용에 대해 한도 내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기상 등의 이유로 항공편이 장시간 지연된데 따른 식비나 숙바비, 교통비도 한도 내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수하물 분실이나 파손 시에도 보상이 가능하며, 자동차를 렌트했을 때 렌트카 회사의 별도 보험을 구매하지 않아도 도난이나 파손에 대한 보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들을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미리 크레딧카드 회사에 문의해 여행과 관련된 보상에 대해 알아둘 것을 권한다. 보상 내용이나 한도 등에서 크레딧카드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의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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