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라면값 어쩐지 비싸더라… 국세청 1,785억 철퇴
2026-02-18 (수) 12:00:00
서민우 기자
▶ 오비맥주 등 독과점 이용 가격인상
▶ 생활물가 업종 4차 세무조사 착수
시장의 독과점 지위를 악용해 폭리를 취한 주류·빙과·라면 제조업체들이 과세 당국으로부터 1,785억 원에 이르는 세금을 추징당했다. 검찰이 담합행위로 기소한 유명 밀가루 업체와 간장 제조업체 역시 소득을 부당하게 축소한 혐의로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국세청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생침해 탈세 세무조사 중간 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3차에 걸쳐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폭리를 취하며 탈세를 일삼은 독과점, 가공식품·생필품 제조, 농축수산물 유통 등 103개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1차 조사 대상 업체 55곳 중 53곳에 대한 조사를 종결하고 총 1,785억 원을 추징했다.
세무조사 결과 주류·빙과·라면 등 국민 대표 먹거리 제조 업종에서만 전체 추징세액의 85%인 1,500억 원이 부과됐다.
주류 업체인 오비맥주는 독과점 시장에서 점유율과 매출을 높이기 위해 광고 계약으로 위장해 판매점 등에 리베이트로 1,100억원가량을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원재료 구매대행업을 영위하는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용역을 제공받으며 수수료 약 450억원을 과다 지급해 이익을 배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부당하게 지급한 리베이트 비용과 과다 지급한 구매대행 수수료가 결국 제품 가격에 반영돼 제품 가격이 22.7%나 오르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빙과류 제조업체 A 사는 특수관계법인에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물류비를 250억 원 이상 과도하게 지급했다. 유통비 상승은 제품 가격 25% 인상으로 이어져 학생들의 간식비 부담이 커졌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라면 제조업체도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300억원을 추징당했다.
인건비와 지급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거짓으로 신고하는 수법으로 지난 5년간 연매출의 약 97%에 해당하는 금액을 탈루한 장례업체도 적발됐다. 이 업체는 비용을 부풀리려 이용료를 연 20%가량 인상했다.
국세청은 공정거래위원회·검찰 등에서 확인된 담합이나 독과점 구조를 이용해 가격을 부당하게 올려 폭리를 취하면서도 세금을 회피하는 생활물가 밀접 업종에 대해 4차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대한제분은 담합 참여 업체들과 거짓 계산서를 끊는 방식으로 원재료 매입 단가를 조작해 원가를 과다하게 신고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대한제분은 앞서 2일 검찰로부터 6조 원 규모의 밀가루 담합 혐의로 기소된 6개 업체 중 하나다.
사다리타기를 통한 가격 인상 순서 지정과 지역·고객 나누기 등을 통해 수년간 담합행위를 벌여 제품 가격을 44.5%나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는 명예회장의 장례비와 사주가 소유한 고급 스포츠카의 수리비 및 유지 관리비를 대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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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