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지역 시니어센터 현황·문제점과 나아갈 방향

웅수 아카데미 바둑반에서 지도강사인 김기봉 박사(왼쪽)가 바둑을 가르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맞물리며 워싱턴 지역 한인 시니어센터들이 포화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은 계속 늘어나는데 교실 등 제한된 장소, 지도강사 부족 등으로 늘어나는 학생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시니어센터는 공통적으로 수용공간의 부족, 유능한 강사와 봉사자 부족, 재정적 어려움 등 삼중고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교육수준이 높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유입과 함께 강좌의 세분화, 전문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 지역 시니어센터들의 현황과 문제점, 대책 및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단한다.
중앙시니어센터의 전민화 디렉터는 “매년 등록학생이 증가하면서 수용인원의 한계점에 도달해 지난 가을 학기부터 470명 정원제로 운영하며 등록 못한 많은 분들이 되돌아갔다. 이는 젊고 활동적인 베이비부머 시니어들이 본격적으로 은퇴연령에 접어듦에 따라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전 디렉터는 “급증하는 시니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돼 있고 교회상황에 따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능력있는 강사는 아직 현역에서 뛰고있는 관계로 낮시간에 봉사할 수 없고 유급강사 초빙은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물가상승으로 인한 점심식사 재료비 상승 등도 압박으로 다가온다고 털어놓았다.
또 “근래 연로하고 거동이 불편한 한인 시니어들을 위한 노인 데이케어 센터의 수는 크게 증가한 반면, 건강하고 활동적인 시니어들을 위한 비영리 시니어센터의 수는 제자리 걸음이다. 한인사회 차원에서 건강한 노후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시니어 프로그램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다 함께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맥클린 소재 웅수 시니어 아카데미도 지난 가을학기에 230여명만 등록받았다. 웅수 아카데미의 이명수 운영위원장은 “학생은 점점 느는데 교실이 부족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메릴랜드 상록대학과 메시야 평생교육원, 하상 성인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상록회의 이광운 회장은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재정부족과 인력, 제도적 한계를 들었다.
이 회장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시니어센터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한 여가 공간을 넘어 건강관리, 정서적 안정, 사회적 관계 유지, 예방적 복지의 거점으로서 지역사회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비해 현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재정 압박이다. 지방정부와 카운티의 대폭 예산 삭감으로 영양프로그램 지원이 크게 줄었고, 식사 프로그램과 기본 운영을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또한 자원봉사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전문 인력 확보의 한계, 장소 및 시설 대여비 증가, 행정·보고 업무 부담 등도 큰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소수계 커뮤니티 시니어센터의 경우, 제도적 이해 부족과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현실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따라 상록회는 새해에 ▶지역사회의 협력 파트너로서 상록회의 위상 재정립 ▶문화·예술·교육·건강 프로그램을 통해 시니어 스스로가 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구조 확립 ▶주류사회 기관과의 협력, 비영리·종교·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네트워크 기반 복지 모델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시니어센터들은 높은 학력과 경제력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수준높은 강좌개설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안고 있다.
중앙시니어센터 디렉터로 28년간 활동하다 지난해 은퇴한 이혜성 박사(노인학)는 “노년에 경험하는 것은 ‘잃는 것’ 이 많고 ‘혼자 있는 시간’ 이 많아 외로워지기 쉬우며, 심하면 우울증과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며 “시니어센터가 은퇴 시니어들의 노후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 시작되며 한인 시니어센터도 이들의 필요(needs)를 충족시켜 줄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교육수준도 높고 경제력도 갖춘 인텔리들이 많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을 다양화, 다각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근래 참가자들은 언어소통의 어려움도 적고, 경제력도 있으며, 교육수준도 높 미국에서의 생활에 편안하게 적응된 베이비부머 시니어들이 많다. 이들이 기대하는 센터의 수준이 높아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많은 도전으로 나타난다. 시간이 갈수록 이 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박사는 “미 주류사회의 롤모델 시니어센터들은 이미 베이비부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존의 프로그램을 수정 보완해 제공하고 있다. 뉴욕의 유대인 시니어센터는 한인, 중국인, 러시안 시니어를 포함해 그들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한인 시니어센터도 눈여겨 봐야 할 점”이라고 밝혔다.
센터의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운영형태나, 재정확보, 장소확보 등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사회, 경제에 참여하는 한인 2세, 3세들이 중심이 되어 지역정부, 주정부, 연방정부, 기업체의 도움으로 협력체제를 구성해 기존의 시니어센터와는 다르게 문화성을 살리고, 고학력 또는 전문지식 소유 시니어들이 참여하여 서로 나누고 기여하는 센터를 조성해야 할 것”을 조언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대면 현장수업과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수업으로 전환했는데 이를 활용한 수업의 다양화도 한 방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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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