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쿠팡의 김범석과 ‘검은 머리 외국인’ 논쟁의 허와 실은 무엇인가?
쿠팡의 김범석과 가수 유승준은 한국 태생이다. 이 둘은 부모 따라 미국 이민 가서 시민권을 받은 즉시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된 귀화 시민권자이다. 쿠팡의 김범석은 한국에서 돈벌면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으려하고, 가수 유승준은 돈벌고 “군대 가겠다”고 해놓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검은 머리 외국인’의 전형적인 형태라는 비난이다. ‘국적 기회주의’ 또는 ‘국적 미꾸라지’라는 원성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1.5세 귀화 시민권자’와 ‘2세 출생 시민권자’와의 법적 차이를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출생 시민권 2세 남자와 여자는 미국 태생이며 한국 호적에도 없는데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되지 않는 모순이 있다. 또한 ‘2005년 홍준표 법’은 국적이탈미신고자란 이유로 병역 의무를 부과하고 병역기피자로 만들고 있다. 위헌적인 홍준표 법 개정을 요구하면 ‘검은 머리 외국인’이 병역 혜택까지 받으려 한다며, 마치 유승준 보듯 분노하면서도 2세들의 거주국에서 복수국적으로 인한 공직과 정계 진출의 족쇄와 피해에 대해서는 외면과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행 한국 국적법이 ‘누더기’가 된 것은 귀화와 출생 시민권자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 법적 실수가 주요 원인이다. 미국 귀화 시민권자는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고, 시민권 취득시 중대한 하자나 국가 안보 등에 연루된 경우에는 시민권의 박탈 및 추방까지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출생 시민권자는 추방이 불가능하며, 대통령 피선거권이 있다. 이처럼 출생과 귀화 시민권의 엄격한 법적 차이를 무시하고, 도매금으로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취급하면 위헌 시비에 휩싸이게 된다.
2006년 헌법재판소는 해외 출생 한인 2세 남자에게 권리 없는 병역 의무를 부과한 홍준표 법은 ‘합헌’ 이라고 결정했다. 이유인 즉, ‘병역자원의 손실과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의 심각한 훼손’을 막기 위함이라고 했는데, 이는 1.5세도 아닌 2세를 국내인과 동일 선상에서 본 명백한 기본권 침해였다.
마침내 2020년 헌법재판소는 2006년 결정의 실수를 인정하고, 출생 시민권 2세는 병역 자원이 아니라며 2005년 홍준표 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즉 포퓰리즘에 잠시 눈이 멀어 대한민국의 중대한 헌법적 가치를 15년 이상 손상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홍준표 법의 개정이 제대로 안된 상태이다. 이러한 때, ‘검은 머리 외국인’이란 포퓰리즘이 또 다시 찬물을 끼얹으면, 현재 진행 중인 국적법 개정에 눈치를 보거나 기피하는 기현상이 재발하여 헌법적 위협이 될까 몹시 우려된다.
미국 주요 언론 최초로 LA 타임스는 한인 2세에 대한 한국의 부당한 홍준표 법을 일면 특집 기사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 기사 내용은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다. “어떤 기사인가”라고 물어 ‘선천적 복수국적자에 관한 기사’라고 하니 내용도 묻지 않고 대뜸 “유승준과 국민정서 때문에 기사를 실을 수 없다”라는 것이 아닌가! 이처럼 편향된 ‘검은 머리 외국인’이란 선입견은 법의 무지와 무시에 대한 주범이기에 반드시 내려 놓아야 한다.
일부 1.5세로 부터 모국이 받은 피해에 분노하듯, 대다수의 2세들에게 모국이 준 상처와 피해 또한 분노할 줄 아는 용기있고 성숙한 국민정서와 법문화를 기대해 본다. 정녕 해외 동포 차세대 남자과 여자들의 모국 방문 및 연수 그리고 거주국에서의 주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을 없애기 위한 국적자동상실제의 부활이 시급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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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준 변호사,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