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특수 꺾이며 고용 둔화…여전히 최상위권
시애틀이 테크 전성시대를 일컫는 ‘피크 테크(Peak Tech)’를 지난 것일까?
팬데믹 기간 폭발적으로 늘었던 시애틀의 테크직종 고용이 최근 들어 정체 또는 감소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방 센서스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시애틀시 거주자 중 컴퓨터•수학 관련 직종(기술직)에 종사하는 인원은 약 6만5,000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2년의 약 6만8,700명에서 3,700명가량 줄어든 수치다. 통계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큰 폭의 감소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테크직종 고용이 더 이상 늘고 있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비중에서도 나타난다. 2022년 시애틀시 전체 취업자 중 약 15%가 테크직종이었으나, 2024년에는 전체 취업자 수가 48만8,000명으로 2만 명 이상 늘어난 반면 테크직 비중은 약 13%, 즉 8명 중 1명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시애틀은 주요 대도시 가운데 테크직 비중 1위 자리도 산호세에 내주게 됐다.
시애틀의 테크직 급증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대규모 채용 덕분이었다. 특히 아마존을 비롯한 대형 테크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인력을 늘리며 시애틀 경제에서 기술 산업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2022년 말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시애틀에 본사를 두거나 대규모 사업장을 둔 기업들이 잇따라 구조조정과 감원을 단행하면서 수천 개의 테크직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애틀의 테크 산업 기반은 여전히 강력하다. 테크직 비중은 샌프란시스코(약 11%)를 웃돌며, 오스틴(10%), 워싱턴DC(7%)보다도 높다.
반면 마이애미는 테크직 비중이 2% 수준에 그쳤고, 프레즈노•디트로이트•엘패소•멤피스 등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기술직의 높은 임금도 여전히 시애틀 경제의 핵심이다. 지난해 킹카운티에서 테크직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중위소득은 16만3,600달러로, 다른 어떤 직종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고임금 일자리는 소비와 세수 확대를 뒷받침해온 만큼, 향후 테크직 고용 둔화는 지역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절대적인 인원 기준으로 보면 시애틀은 여전히 미국 대도시 가운데 기술직 종사자 수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은 약 18만8,000명으로 1위였지만,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했다.
한편 레드먼드는 테크직 비중 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레드먼드 거주 취업자 중 약 36%가 테크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시’라는 명성을 여전히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