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압박에 굴복 UVA 총장 선출 강행

2025-12-26 (금) 07:27:23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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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총장에 스캇 비어즐리

트럼프 압박에 굴복 UVA 총장 선출 강행
버지니아대(UVA) 이사회는 지난 19일 스캇 비어즐리(Scott C. Beardsley·사진) 경영대학원 학장을 제10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비어즐리 신임 총장은 “제10대 총장으로 선임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토머스 제퍼슨이 설립한 버지니아대는 비전 있는 지도자들과 헌신적인 구성원들에 의해 형성된 유산을 갖고 있다”며 “학문적 우수성, 교수진 강화, 환자 치료, 재정 안정성, 공공 봉사 임무를 강조하는 학생 중심의 대학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부터 경영대학원(Darden School of Business)을 이끌어온 그는 교수진 확대, 국제적 위상 강화, AI 혁신 분야 투자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총장으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전임 총장(Jim Ryan)이 지난 6월 트럼프 행정부의 DEI 정책 폐지 압력으로 사임하게 되면서 UVA는 연방 정부의 압박을 받게 됐다. 궁지에 몰린 대학은 현 공화당 글렌 영킨 주지사가 임명한 12명의 이사회를 주축으로 신임총장을 선출했다. 다음 달 취임을 앞둔 민주당 아비가일 스팬버거 주지사 당선자는 총장 선임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강행한 것이다.


공화당 다수의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출하게 되면 자칫 교수, 학생, 교직원들의 여론을 무시한 채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는 만큼 17명 이사 가운데 공석으로 남아있는 5명의 이사를 임명한 이후에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사회는 “비어즐리 신임총장은 우리가 직면한 도전 과제를 헤쳐 나갈 최적의 리더”라며 “포괄적 인선 과정을 거쳐 최고의 후보가 선정됐다”고 강조했다.

버지니아대는 1819년 토머스 제퍼슨이 설립한 주립대학으로, 미국 공립대 중 최고 수준의 학문적 위상을 자랑한다. 이번 총장 선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교육 정책 개입과 정치 분열이 맞물린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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