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 종점 변경 의혹도 조사…변호인 “尹, 김 여사 금품수수 몰랐다”
▶ 의혹 전반 부인할 듯…28일 수사 마치는 특검 尹부부 혐의 정리 수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첫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20일(이하 한국시간) 출석했다.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도착해 입실했다.
지난 7월 2일 특검팀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윤 전 대통령이 받는 첫 피의자 조사다. 아울러 오는 28일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마지막 조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2년 대선 전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의혹부터 공직 인사 청탁과 함께 귀금속 등을 수수했다는 '매관매직'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을 김 여사 일가가 소유한 땅 쪽으로 변경해줬다는 의혹 등의 순서로 조사할 방침이다.
각 혐의의 수사를 담당한 검사나 수사관이 차례로 투입돼 신문한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선 유정화·채명성·배보윤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의 거부로 영상 녹화는 하지 않기로 했다.
유 변호사는 조사실에 들어가면서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귀금속 수수 사실을 인지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와 협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협의 같은 건 없었다. 청탁 같은 거 자체를 들은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명태균씨로부터 2억7천만원어치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1억4천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의 공범으로 지목됐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인 2021년 말 공개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김 여사의 허위 이력 의혹 등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는다.
김 여사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이 전 위원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고가 금품을 수수하는 데 윤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2023년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며 종점 노선을 김 여사 일가의 땅 일대로 바꿔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을 신문할 예정이다.
최근 특검 조사에서 대체로 입을 다문 김 여사와 달리 윤 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진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선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재판이나 내란·순직해병 특검팀의 대면조사에 불출석하다 10월 중순부터는 거의 빠짐없이 나와 방어권을 행사해왔다.
다만, 그동안 다른 특검팀 조사에서 제기된 의혹 또는 혐의에 부인으로 일관해온 만큼 이날 진술 태도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를 위해 상당한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은 수사 기간이 8일에 불과한 만큼 설사 이를 다 소화하지 못하더라도 윤 전 대통령을 다시 부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추가로 재판에 넘길 혐의를 추려내는 한편 공소장 작성, 증거기록 정리, 잔여 사건 이첩 준비 등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