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자동차 시장 찬바람…미국인들 이제 가격표에 화들짝

2025-12-01 (월) 10: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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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자동차 관세에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고용 시장 위축 등으로 인해 더 많은 미국인이 자동차 구매를 재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WSJ은 딜러, 전문가, 업계 자료 등을 토대로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에 지불할 금액에 한도를 두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차급 축소, 중고차 구매, 장기 자동차 대출, 할인 대기 등 이른바 절약형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텍사스주 동부 지역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는 로버트 펠티에는 "사람들이 '내가 이걸 어떻게 감당할 수 있나'라고 묻고 있다"면서 더 많은 고객이 소형 쉐보레 트랙스 같은 저렴한 차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뉴욕주 뉴로셸에서 쉐보레 대리점을 운영하는 마이클 사사노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과 웹사이트 방문자 수가 모두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그는 "더 많은 고객이 (구매) 결정을 내리려 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한 달에 500달러를 내고 있는데 700달러는 내고 싶지 않아'라고 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사람들이 기존 차의 수명을 최대한 늘리려고 하면서 관련 서비스는 활기를 띠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 9월 최대 7천500달러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는 자동차 업체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지기 전에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3분기까지는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10월 들어서는 판매 속도가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WSJ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반도체 공급난으로 타격을 입었던 자동차 업체들이 3년 연속 연간 판매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당초 예상했지만, 지금은 올해 판매가 정체되거나 미미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소득계층 간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는 이른바 'K자형 경제'가 자동차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산이 늘어난 일부 고소득층은 열선 스티어링 휠, 마사지 시트,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갖춘 SUV와 트럭 등에 큰돈을 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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