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유인탐사를 위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새 버전을 개발 중인 가운데, 로켓 부스터가 지상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일부 손상됐다.

스페이스X는 21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스타십 V3 버전의 로켓 부스터 '슈퍼헤비'(Super Heavy) 첫 번째 기기인 '부스터 18'이 "구조적 내구성 시험을 앞두고 진행한 가스 시스템 압력 시험 중 이상 현상(anomaly)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로켓에는 추진제가 충전되지 않았으며 엔진도 아직 장착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원인을 확신하기 전까지 조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런 유형의 시험을 할 때는 직원들이 안전거리를 유지하므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는 전날 "부스터 18이 발사 전 시험을 시작한다"며 "첫 번째 시험에서는 부스터의 재설계된 추진제 시스템과 구조적 강도를 검증할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

이날 오전 한 엑스 이용자가 올린 사진을 보면 부스터 18 기체의 아랫부분이 크게 찌그러져 있는 모습이었다.

온라인에 확산한 또 다른 영상에는 지상 테스트 중인 로켓 부스터의 하부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이 담겼다.

미국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이 로켓 부스터의 구조적 강도 테스트 중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기체에 손상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매체는 스타십 이전 버전인 V2와 새 버전인 V3의 외형이 매우 유사해 보이지만, V3가 V2보다 5피트(1.5ｍ)가량 키가 더 커졌으며, 스타십의 1단 로켓 부스터와 2단 우주선을 연결하는 구조물인 '핫 스테이지 링'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새 로켓 부스터는 성능이 개선된 랩터3 엔진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개조됐다.

하지만 이날 오전 사고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개발 일정을 또 다시 지연시킬 전망이라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스페이스X는 올해 상반기 스타십 지구궤도 시험비행에서 잇달아 실패하면서 미국의 달 탐사 계획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스타십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인류를 반세기 만에 달에 다시 보내기 위해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 우주비행사들을 태워 달에 착륙시키는 데 쓰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NASA 임시국장을 겸하고 있는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중순 스페이스X와의 아르테미스 계약을 철회하고 다른 우주기업과 다시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고 언급해 머스크의 반발을 불렀다.

이후 스페이스X는 NASA의 요구에 따라 "달 복귀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승무원 안전을 향상할 수 있다고 믿는 간소화된 임무" 계획안을 NASA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