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대리 쇼핑’ 고지 안해 ‘사기’” vs “광고 수익 늘리려는 술책”

퍼플렉시티 로고[로이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인공지능(AI) 검색업체 퍼플렉시티에 AI 쇼핑 기능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아마존은 퍼플렉시티에 중지요구 서한(cease-and-desist letter)을 발송해 퍼플렉시티의 최신 AI 웹브라우저 '코멧'(Comet)에 탑재된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온라인 구매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아마존은 퍼플렉시티의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쇼핑할 때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는 아마존 약관상 컴퓨터 사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용자를 대신해 구매하는 제3자(외부) 앱은 투명하게 운영돼야 하며, 참여 여부와 관련해 서비스 제공자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한에는 퍼플렉시티의 도구가 아마존의 쇼핑 경험을 저하하고 개인정보 취약점을 초래했다고도 명시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퍼플렉시티는 자사 블로그에 '괴롭힘은 혁신이 아니다'라는 글을 게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퍼플렉시티는 "소프트웨어는 이용자가 손에 쥔 렌치와 같은 도구"라며 "법은 개인이 렌치를 소유하는 것을 대기업이 막을 권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존의 요구에 대해 "합리적인 법적 입장이 아니라, 퍼플렉시티와 같은 혁신 기업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위협 전술"이라고 반박했다.
퍼플렉시티는 아마존이 광고 수익을 늘리려고 AI 도구 사용을 막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아마존의 이 같은 행보는 향후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AI 쇼핑 분야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아마존도 이용자가 여러 브랜드를 넘나들며 쇼핑할 수 있는 '바이포미'(Buy For Me) 기능과 제품 추천·장바구니 관리를 수행하는 AI 보조도구 '루퍼스'(Rufus)를 개발·시험 중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양사 간 충돌이 앞으로 확산할 AI 에이전트와 관련한 논쟁을 미리 엿볼 수 있게 하는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다수 AI 기업은 AI 발전을 발판으로 이용자를 대신해 번거롭거나 복잡한 일을 대신 해주는 에이전트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서비스 제공사와 에이전트 사이의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퍼플렉시티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의 주요 고객이며,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퍼플렉시티 투자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