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땡볕에
2025-08-26 (화) 07:52:55
한다니엘
어둠을 삼키듯 짙푸른 넝쿨터널을 벗어나자
허공 한켠이 텅비어 하얗게 걸려있고
따가운 정수리에는 눈부신 불볕 한웅쿰 떨어졌다
산책길에 지나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숨막히는 이 더위가 말하기도 힘들다는
말을 해댔다
시커먼 먹장구름에 바람은 소나기를 퍼부어대고
한식경이 지나 뙤약볕이 쏟아져 내린 뒤에
나무의 멱살을 움켜쥐고 악을 써대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온갖 슬픔이 문상가는 길을 재촉하는
곡비였을 것이다.
<한다니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