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딕 소설’ 감성을 한국적인 느낌으로

2025-08-11 (월) 07:52:29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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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아 작가 ‘런어웨이’영문판 발간

▶ ‘K-문학’열기… 번역 서적 판매 급증

‘고딕 소설’ 감성을 한국적인 느낌으로

장세아 작가와 ‘런어웨이’ 영문판 ‘A Twist of Fate’.

K-팝, K-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세계인들이 늘면서 이제 ‘K-문학’으로 불려도 좋을 만큼 한국의 책들이 영어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팔리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LTI Korea)에 따르면 올해 해외로 판매된 번역 서적은 120만부를 넘어 전년 대비 130% 성장을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K-드라마의 흥행 요소를 담고 있는 장세아 작가의 소설 ‘런어웨이’가 영문판으로 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영문 제목은 ‘A Twist of Fate’(뒤틀린 운명)으로 인기소설 ‘왕좌의 게임’을 출판한 반탐북스를 통해 지난달 미국에 소개됐다.

반탐북스는 “이 작품은 한국 문학의 장르적 확장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존 고딕 서사를 재해석하는 데 성공한 보기 드문 사례”라고 평가하며 “전통과 파격을 동시에 끌어안은 독창적 서사”라고 호평했다.


미국의 문학전문 매체들도 “고전 고딕 소설의 감성을 한국적인 느낌으로 풀어낸 보기 드문 고딕 스릴러”라고 극찬하며 “K-드라마와 K-영화의 흥행 이후, K-문학이 본격적으로 미국 독자들의 정서에 닿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소설은 데이트 폭력을 피해 도망치던 주인공 ‘재영’이 열차 안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또래의 젊은 여성과 마주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여성은 재영에게 아기를 시댁에 데려다 달라는 쪽지를 남겨놓고 사라진다. 순간적인 충동과 책임감이 뒤섞인 선택 끝에 재영은 아이를 안고 시댁으로 향한다. 그러나 시댁 가족들은 그녀를 ‘며느리’로 오해하고 따뜻하게 맞이한다. 부유한 시댁, 다정하고 매력적인 시동생 등 현실이라고 믿기 힘든 안락함에 빠져들게 된 재영은 시간이 흐르면서 이 집안에 감춰진 거대한 비밀들과 마주하게 되고, 자신이 발을 들인 곳이 피난처가 아닌 함정임을 깨닫게 된다.

한국어판 출판사(아프로스미디어)는 “K-막장의 자극적인 서사와 고딕 소설 특유의 정서적 서늘함이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이라며 “현대적 심리와 사회적 맥락이 더해져 국내외 독자 모두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보로 영문판 소설을 보낸 장 작가는 “20대 시절 미국에 살면서 겪었던 짧은 연애의 기억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한인들은 물론 미국의 독자들에게도 오랫동안 기억되는 소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소설은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우수작으로 선정돼 독일, 이탈리아, 아랍권 등에도 판매됐으며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물 제작도 추진되고 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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