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형로펌은 몸 사리는데…트럼프 상대 소송 수임하는 소형로펌

2025-07-21 (월) 05: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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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로펌은 몸 사리는데…트럼프 상대 소송 수임하는 소형로펌

연방 대법원 앞의 시위대[로이터]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 공익소송 시장에서 대형 로펌들이 빠진 자리를 소형 로펌과 개인 변호사들이 채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 몸을 사리는 대형 로펌들과는 달리 소형 로펌들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법체류 외국인 자녀에게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한 공익소송이 대표적인 사례다.


야당인 민주당을 고객으로 뒀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받은 대형로펌 퍼킨스 코이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이 소송에 대해 504개의 로펌이 법원에 이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냈다.

다만 미국 100대 로펌 중에서 이 의견서에 서명한 로펌은 8곳에 불과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공개적으로 맞설 용기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 이 의견서에 이름을 올린 로펌은 대부분 소형 로펌이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자신과 반대편에 선 일부 대형 로펌을 겨냥해 정부 계약과 연방 건물 접근 권한을 박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칼을 꺼내 들었다.

일부 로펌은 행정명령에 맞서 싸웠지만, 대부분 트럼프 행정부와 타협을 시도했다.

행정명령에 저항한 로펌조차도 추가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 수임을 꺼리는 분위기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이 확산할 경우 큰 손인 대기업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소형 로펌이나 개인 변호사들은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 지원금 폐지에 반발하는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 등이 주도하는 소송의 변호인단에 참가한 마이클 안셀은 "나는 중소기업 관련 분쟁을 다루기 때문에 대기업 고객을 잃을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뉴저지주(州)의 중소도시 모리스타운의 개인 변호사인 안셀은 변호사들의 비영리단체 '좋은 정부를 만드는 변호사들'(LGG)이 출범한 공익소송 지원팀 소속이다.

주당 최소 20시간을 공익소송을 위해 할당할 수 있는 변호사들이 참여하는 공익소송 지원팀에는 80명 이상의 변호사가 자원한 상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윤리 자문 출신인 노먼 아이젠 변호사는 "중소형 로펌들이 대형로펌의 공백을 충분히 메워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일부 대형 로펌들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에 머리를 숙이지 않는 모습이다.

소송 전문으로 유명한 대형 로펌 퀸 엠마뉴엘은 하버드대를 대리해 트럼프 행정부와 맞서고 있다.

퀸 엠마뉴엘의 공동대표인 윌리엄 버크는 트럼프그룹의 윤리 자문을 맡고 있었지만, 하버드대의 소송을 수임한 뒤 해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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