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反맘다니’ 연대 힘실릴까…맘다니 캠프 “탐나는 지지, 축하” 비꼬아
▶ 복수 무소속 후보에 ‘反맘다니’ 표 분산 가능성…맘다니는 우군 확보 노력

지난달 4일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를 마친 뒤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왼쪽)와 조란 맘다니(가운데) 후보가 악수하는 모습.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앤드루 쿠오모(67) 전 뉴욕주지사의 뉴욕시장 출마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인 조란 맘다니(33)와 연일 공개 설전을 벌여온 트럼프가 민주당 경선 패배 후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한 쿠오모에 대한 지지를 밝히면서 오는 11월 뉴욕시장 선거 판도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쿠오모 전 주지사가 무소속으로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그는 (선거 레이스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어 "그는 공산주의자를 상대로 후보로 뛰고 있다. 그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공산주의자'로 지칭한 인사는 맘다니 현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다.
30대 정치 신인인 맘다니는 지난달 뉴욕시장 예비선거에서 뉴욕주지사를 세 차례나 연임한 쿠오모를 꺾고 파란을 일으키며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인도계 무슬림으로 2020년 뉴욕주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한 맘다니는 민주당 내에서도 맨 왼쪽에서 뚜렷한 진보색채를 드러내왔다.
뉴욕시가 임대료 관리 권한을 가진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과 최저임금 인상, 무상버스·무상교육 확대 등의 공약을 내걸어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서민층을 공략한 것이 경선 승리 요인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의 이 같은 급진적 정책을 겨냥해 "완전히 공산당원"이라고 비판하면서 "그가 (시장이) 되더라도 내가 대통령일 것이고, 그가 똑바로 하지 않으면 그들(뉴욕시)은 돈을 한 푼도 못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맘다니 후보는 이에 "권위주의에 맞서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겠다"며 트럼프에게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오모의 무소속 출마를 지지한 것은 좌우 진영의 대척점에서 자신과 갈등을 빚어온 맘다니 후보가 당선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공화당원들과 자신의 지지층에 보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를 통해 중도·보수 성향 후보들의 '반(反) 맘다니' 연대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이날 발언에 대해 "공화당과 일부 민주당 주류 세력을 규합하는 '반 맘다니' 연대의 확장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맘다니 후보 캠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쿠오모가 트럼프의 "탐나는 지지"(coveted endorsement)를 받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지지가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쿠오모에게 마냥 유리하게만 작용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꼬는 듯한 메시지를 낸 것이다.
캠프는 이어 "이제 남은 질문은 쿠오모가 트럼프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수용할지, 아니면 개인적으로만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냐다"라고 말했다.
맘다니와 '반 맘다니' 후보 간 전선이 한층 뚜렷해지는 가운데, 쿠오모 전 주지사 외에도 에릭 애덤스 현 뉴욕시장, 짐 월든 변호사 등 무소속 후보가 여럿이라는 점에서 '반 맘다니' 표심의 분산 가능성은 향후 선거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실제로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최근 애덤스 현 시장의 선거 캠페인을 위한 기금 모금 행사를 연 바 있다.
쿠오모 전 주지사는 맘다니를 꺾으려면 중도 및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9월 초까지 '반 맘다니' 후보군 중 자신이 지지율 선두를 차지하지 못할 경우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맘다니는 '반 맘다니' 후보들에 맞서 민주당 내 우군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급진적인 자신의 성향에 회의적 시각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본선 승리까지 가겠다는 것이다.
맘다니는 이번 주 자신을 공개 지지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 등과 연달아 회동할 예정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