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숙청을 단행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력을 다시 충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다수의 외교·안보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NSC 인력을 더 고용하고 해고된 직원에게 복직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월부터 NSC의 참모 다수를 해고했으며 이 같은 개편은 지난달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경질로 정점을 찍었다.
왈츠 보좌관을 비롯한 NSC 참모진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책 지향점이 같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이 아니라 '네오콘'이라는 의심 속에 이뤄진 숙청이었다.
과거 보수 진영의 주류였던 네오콘은 외교·안보에서 적극적인 대외 개입을 선호하며 마가와 대척점에 있는데 마가 진영에서는 네오콘 인사들이 행정부 곳곳에서 암약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이행을 방해한다고 주장해왔다.
NSC는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관계 부처 대응을 조율하고 대통령에게 정책 제언을 하는 사령탑 역할을 해왔는데 숙청 작업 이후 직원 수십명만 남게 됐다.
백악관은 NSC의 역할을 대통령의 정책 입안 지원 대신 정책 시행에 집중하는 더 작은 규모의 조직으로 탈바꿈하려고 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후 주요 결정에서 NSC를 번번이 배제하며 NSC보다는 자기 본능과 충성파 참모진에 더 의존해왔다.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해온 NSC가 유명무실해진 탓에 트럼프 행정부가 동시다발적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력 충원을 두고 행정부가 중국과의 갈등,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분쟁,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뒤 이란 관계 관리,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교 정책 문제를 다루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NSC 인력 충원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지시했는데 한 참모는 인력 충원이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루비오 장관이 추진하는 구조조정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