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대선 앞두고 사회 혼란 이어져…아르세 대통령은 사임 요구 거부

11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시위대-경찰 한밤중 충돌[로이터]
볼리비아에서 오는 8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에보 모랄레스(65)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등록 허용과 루이스 아르세(61)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볼리비아 검찰은 12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국립법의학연구원에서의 시신 부검 결과 전국에서 발생한 시위 과정에서 유혈 충돌로 5명이 사망했다"며 "이 중 3명은 경찰관, 1명은 소방관, 1명은 일반 주민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공무원 4명의 시신은 수도 라파스 남쪽 야야과 지역에서, 주민 1명의 시신은 코차밤바에서 각각 발견됐다고 볼리비아 검찰은 전했다.
볼리비아 정부 당국은 이날도 경찰관 1명이 시위대에 인질처럼 붙잡혀 있다가 폭발물 폭발로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현재 볼리비아에서는 원주민 밀집 지역 일대의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층인 '에비스타'(Evista)를 중심으로 강력한 반정부 시위가 전개되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이름에서 유래된 에비스타는 8월 17로 예정된 대선에 모랄레스 전 대통령 출마가 좌절되자 주요 도로를 점거한 채 반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성관계를 위해 여성 청소년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3차례 대통령(2006∼2019년)을 지낸 상황에서 헌법재판소로부터 '임기 제한을 규정한 헌법에 따라 더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다'는 결정을 받은 데다, 대선 출마에 필수적인 소속 정당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지자들은 그러나 이를 정치적 탄압으로 간주하며 아르세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볼리비아 도로관리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32분 기준 전국 20개 도로가 차단돼 있다고 보고했다. 산악 지대가 많은 볼리비아에서는 '동맥' 역할을 하는 주요 도로를 막으면 도시 간 물류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르세 대통령은 이날 0시께 발표한 담화문에서 "저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위대는 라파스를 포위해 굶주림으로 굴복시키려 하지만, 우리 정부는 8월 17일 대선일을 보장하고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결정을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엘데베르는 보도했다.
외화보유액 부족과 연료난에 시달리던 볼리비아에서는 시위 여파로 경제난이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앞서 볼리비아 전국산업연합회는 지난 4일 기준 각종 산업 부문에서 2천400만 달러(325억원 상당) 손실을 봤다고 추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