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업률과 이자율

2025-06-12 (목) 08:06:14 배준원 Vice President Greenway Funding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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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고용지표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수치만 보면 이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는 거리가 있는, 비교적 견고한 고용시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낮은 실업률은 동시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정책에 제약을 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가 정당화되지만,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는 신호는 소비여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이고,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5월 한달간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13만9천개로 예상치를 하회했다. 동시에 3월과 4월의 신규 고용수치도 총 9만5천 건 하향 조정됐다. 이는 고용시장의 강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시기부터 이어진 관세전쟁의 후유증이 이제야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용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다만 이러한 둔화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즉시 이어질 정도로 강한 신호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향후 발표될 고용지표에서 몇차례 더 약세흐름이 이어진다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정책전환을 단정하기 이르다.

이런 상황은 주택구입을 고려하는 바이어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모기지 이자율 역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첫 주택을 구입하려는 이들에게는 6% 후반에서 7% 초반의 금리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다운 페이먼트 여력이 부족한 경우, 높은 이자율이 곧 월 페이먼트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금리 하락만을 기다리기보다는, 지금의 시장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봄 시장에 비해 경쟁이 다소 완화된 지금은 셀러와의 조건협상이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경우 재융자를 통해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 주택시장은 이미 일정 수준의 가격조정을 거쳤고, 여전히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상승 압력이 존재한다. 결국 주택구매에 대한 수요와 투자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다.

실업률과 고용 흐름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연준의 정책방향, 이자율 움직임, 나아가 주택시장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다. 여기에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관세 갈등에 대한 우려는 물가불안을 자극할 수 있으며, 이는 이자율 상승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지금의 주택시장과 이자율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융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택은 ‘지금이 적기냐 아니냐’보다, ‘나에게 필요한 시점이 언제인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필요성과 감당여부에 대한 판단은 누구보다 소비자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명확한 판단기준과 냉정한 계산 위에 내리는 결정은 시장이 요동치는 지금 같은 시기에도 언제나 옳은 판단이 될 수 있다.
문의 (703)868-7147

<배준원 Vice President Greenway Funding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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