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녀‘성학대’ 신부 작품 바티칸 공식사이트서 삭제

2025-06-1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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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 성학대 혐의를 받는 세계적인 모자이크화가 마르코 루프니크(70) 신부의 작품 사진이 바티칸 공식 뉴스 웹사이트에서 삭제됐다.

가톨릭 매체 크럭스는 9일 최근까지만 해도 바티칸뉴스에서 루프니크 신부의 작품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지난 주말 사이에 별다른 설명 없이 사진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교황청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루프니크 신부는 1980년부터 2018년까지 30년 넘게 고향 슬로베니아와 이탈리아 로마에서 약 25명의 여성을 성적, 심리적, 영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이 수녀였다. 하지만 교황청은 공소시효를 이유로 그에게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가톨릭 교계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자 프란치스코 전 교황은 2023년 1월 재조사를 지시하고 공소시효를 없앴다. 그로부터 2년이 훌쩍 지났지만 루프니크 신부 재판은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다.

예수회 출신의 루프니크 신부는 독특한 모자이크와 그림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예술가로서 전 세계 200여개 성당과 성지에 그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워싱턴 DC에 있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국립 성지, 스페인 마드리드 중심부의 알무데나 대성당, 프랑스 루르드 성모 발현지 로사리오 대성당, 교황청 사도궁 모자이크 그림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루프니크 작품 존폐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는 사이 루프니크 작품은 대부분 제자리를 지켰다. 바티칸뉴스도 마찬가지였지만 지난 주말 사이에 갑자기 작품 사진이 모두 삭제됐다.

크럭스는 이에 대해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5일 교황청 미성년자보호위원회 위원들과 회동한 직후 벌어진 일이라며 새 교황의 지시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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