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의존 낮추고 자체 역량 강화…韓과도 국방·안보 파트너십 구축
▶ 카니 총리 “세계, 위험해지고 분열돼…긴박하고 결연하게 기회 포착”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합병 압박을 받아온 캐나다가 미국에의 안보 의존도를 낮추고자 국방비 예산을 대폭 증액하기로 했다.
캐나다의 국방력 증강 모색은 최근 글로벌 방산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K-방산'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9일 국방 및 안보 전략 발표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2%로 높이겠다는 국방 지출 목표를 이번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중 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점점 더 위험해지고 분열되는 세계에서 캐나다는 주권을 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또 국방비 증액이 국방 분야뿐 아니라 관련 공급망에 걸쳐 캐나다 기업에 기회를 창출하고 캐나다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캐나다는 그동안 국방비 지출액의 약 4분의 3을 무기 구매 대금 등으로 미국에 지급해왔는데 카니 총리는 이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카니 총리는 미국에 대한 국방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자체 안보 역량을 키우고 유럽의 나토 동맹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온 바 있다.
이번에 증액된 국방지출 계획에는 ▲ 캐나다군의 급여 개선 ▲신규 항공기·장갑차·탄약 도입 ▲ 해저와 북극 감시를 위한 신규 드론 및 센서 개발 ▲ 인공지능(AI)·사이버·양자·우주 분야 역량 구축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북극 지역 초지평선(OTH) 레이더 ▲ 합동 대(對) 드론 프로그램 ▲ 합동 지원함 ▲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 ▲ 탄약생산 등을 핵심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회계연도에 포함된 국방 관련 투자액은 90억 캐나다 달러(약 8조9천억원)를 웃돈다고 캐나다 정부는 설명했다.
캐나다가 국방력 증강을 도모하는 가운데 한국은 지난해 11월 캐나다는 외교·안보(2+2) 장관회의를 열어 방상 분야 협력을 논의하는 등 국방·안보 파트너십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지난 3월 캐나다의 잠수함 도입 사업에 한국 방산업체들이 '원팀'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공영방송인 CBC는 지난달 최근 글로벌 방산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한국의 방산 능력을 집중 조명하는 등 캐나다 방산업계는 물론 언론에서도 한국의 방위산업 경쟁력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캐나다의 현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은 약 1.4%로, 캐나다가 회원국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방비 지출 가이드라인인 GDP 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국방비 증액 발표에 따라 캐나다는 국방비 지출 비중 목표 달성 시기를 기존 계획 대비 5년이나 앞당기게 됐다.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가 이끌던 전임 정부는 GDP 대비 국방비 지출 2% 목표를 2032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약속했고, 카니 총리는 지난 선거에서 이 목표를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카니 총리는 "우리는 신속히 새로운 장비와 기술을 조달하고 방위산업 역량을 구축해 나토에 약속한 방위비 목표를 올해 이행하겠다"며 "캐나다는 긴박감과 결연한 의지로 이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