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대형 은행들…남가주 대전 ‘격화’

2025-05-28 (수) 12:00:00 글·사진 조환동 기자
크게 작게

▶ 우리·신한 이어 하나도
▶ LA지점 오픈 계획 확정
▶ 신한, 제재 해제에 증자
▶ 기존 한인은행들 ‘긴장’

한국 대형 은행들…남가주 대전 ‘격화’

타운 올림픽가‘더 보라’ 주상복합건물 1층에 하나은행 USA의 LA 지점 오픈 대형 사인이 부착돼 있다.

한국 4대 은행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남가주에 진출한 가운데 하나은행도 남가주 지점 개설을 확정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을 제외한 한국 4대 은행이 모두 남가주에 진출하게 됐다. 또한 신한의 경우 연방 감독당국의 제재가 해제되며 대규모 증자를 통해 본격적인 영업망 확장에 나서는 등 한국 대형 은행들의 남가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7일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하나은행 USA’(행장 이병현)가 미 서부지역 첫 지점을 이르면 다음 달 개설한다. 첫 지점은 LA 한인타운 올림픽가에 위치한 주상복합 건물인 ‘더 보라’(3170 W. Olympic Blvd. LA) 1층에 위치한다. 이 건물 외부에는 새 지점이 들어설 예정임을 알리는 대형 사인도 이미 부착됐다.


하나은행 USA는 뉴저지 포트리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뉴욕 맨해튼과 풀러싱 등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미주한인들이 설립한 BNB 은행을 2013년 인수하며 하나은행 USA로 은행명을 바꾸었다. 올 1분기 기분 총자산은 6억8,004만달러 규모로 우리와 신한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으며 직원 52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순익규모는 327만달러다.

신한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신한 은행 아메리카(행장 육지영)는 지난 8년간 이어진 연방 금융당국의 자금세탁방지(AML) 감시·감독 프로그램을 졸업하며 경영 불확실성이 사라졌다. 이에 모회사인 한국 신한은행은 신한 아메리카에 5,000만달러를 수혈하며 영업 정상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신한 아메리카에 부과했던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이행과 관련한 ‘동의명령(Consent Order)’을 지난 3월 13일자로 해제했다. 이는 2017년 신한 아메리카가 최초 동의명령 제재를 받은 지 약 8년 만이다.

동의명령 기간 신한 아메리카는 자본 확충과 배당, 신규 사업 진출, 경영진 구성 등 주요 사안에 대해 FDIC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다. 여기에 대해 신한 아메리카는 지난 2023년 9월 연방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 단속 네트워크(FinCEN)와 FDIC, 뉴욕주 금융청(NYSDFS)으로부터 총 2,500만달러의 제재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2006년 미국에 진출한 신한 아메리카는 FDIC의 관리 체제에서 벗어나면서 본격적인 영업 정상화 및 영업망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한 아메리카는 유상 증자를 통해 미국 내 영업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로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이 늘고 있는 만큼 관련 한국 기업과 미주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대출을 늘리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우리은행의 미국 자회사인 우리 아메리카 은행(행장 이태훈)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때 우리 아메리카와 신한 아메리카는 자산 규모가 비슷했으나 신한 아메리카의 성장이 지난 8년간 정체되면서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우리 아메리카의 올 1분기 기준 총자산은 37억9,157만달러로 신한 아메리카의 2배가 넘는다.

영업망도 신한 아메리카가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조지아, 텍사스 등 5개 주에서 14개 지점을 운영하는 반면 1984년 미국에 진출한 우리 아메리카는 캘리포니아주 등 8개 주에서 2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아메리카의 지난해 순익은 2,724만달러에 달한다.

한편 이같이 한국 대형 은행들의 남가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뱅크오브호프, 한미, PCB, 오픈, CBB, US 메트로 등 6개 로컬 한인은행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이들 대형 한국 은행들이 한국 내 거대 금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물론 미주 한인사회 고객을 상대로 한 마케팅도 활발히 전개할 것이기 때문이다.

<글·사진 조환동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