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약값 인하 행정명령

2025-05-21 (수) 08:07:14 신석윤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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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을 내리라는 행정 명령에 서명을 했다. 이것은 지난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에도 시도를 했던 일이었다.
미국의 약값을 포함한 의료비용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볼때 3-5배 정도 비싸다. 특히 요즈음 한국에 왕래를 자주 하시는 분들은 비싼 약들의 이름을 약국에 오셔서 적어달라고 부탁을 하시는 분이 있다.

미국의 비싼 약 이름을 적어서 한국에 가지고 가서 의사에게 처방을 받아서 한국에 있는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는 것이 미국에서 보험 없이 사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행기 표 값까지도 절약할 수 있다고 말을 하는 분들도 종종 있다.

한가지 약값의 예를 들자면 혈전응고제의 경우 미국에서 한 달에 거의 680달러에 보험없이 구입을 하지만 일본은 30달러, 그리고 한국을 거의 7-8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지역마다 약값이 조금씩은 달라도 거의 30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그래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에서는 약값을 내리기 위해서 작정을 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가지고 대통령 행정명령이 실행되었다. 사실 미국은 약값에 대한 결정은 누가 하는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약값이 어떻게 결정이 되는지 전문가도 대충은 알고 있지만 속속들이 알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약을 만드는 제약회사가 약을 만들고 초기의 약값을 결정하지만 중간단계를 거치면서 약값은 중간 상인들의 이익이 붙여져서 천정부지로 높아진다.
이것을 이해하자면 한국의 예를 들면 편하다. 바다에서 어부들이 광어를 잡아서 항구로 가지고 들어오면 항구에서 바로 경매에 붙여진다. 이렇게 경매에 올라온 광어의 가격이 1차로 현지가격으로 정해진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이 광어가 서울로 올라오면서 운송비가 2차로 덧붙여진다. 그리고 소매상에 오기 전에 서울에서 도매상들이 횟집에 팔면서 3차로 가격이 올라가고 횟집에서 마지막으로 4차로 가격이 올라간다.

그래서 소비자는 마지막 4차의 가격으로 광어 회를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면 그만큼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현지가격으로 살 수 있는 직거래 시장이 만들어졌다.

미국의 약품 시장은 직거래가 아닌 간접 거래 방식을 택하고 있다. 누가 그리고 왜 이런 간접 거래 방식을 택하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아마도 미국의 개척시대에 동부에서 서부로 인구가 이동하면서 동부의 물건들이 서부로 전달되는 중간자들이 생기면서 아마도 약도 그중에 하나의 상품이 되면서 간접거래 방식이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21세기 최첨단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약값을 내리라는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다.

이번 서명에 한 가지 아쉬움 것은 어떻게라는 방법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간접 거래방식을 건드리지는 않고 약의 제조회사에게 가격을 낮추라는 행정 명령인 것이다.
미국도 조금씩 간접거래 방식을 직접 거래 방식으로 바꾸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예로 미국정부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 메디케어는 일부 약에 대해서 정부가 직접 제약회사들과 약값 협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약값이 많이 내려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모든 약에 대해서 구매권한을 갖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부정적이 시각이 주를 이룬다.

왜냐하면 약값이 결정이 너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복잡한 관계에서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서 쉽게 약값이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문의 (703)495-3139

<신석윤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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