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참석자들이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에 대해 묵념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미주희망연대 이재수 의장, 기념행사 준비위원회 김치환 장로·고대현 위원장, 조기중 총영사, 버지니아한인회 김덕만 회장, 한인연합회 스티브 리 회장.
“그 오전 분수대에서는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 도청 담장 앞에 던져진 주검들 옆으로 총을 맨 군인들이 새로운 주검들의 다리를 끌고 나왔다. 주검들의 등과 뒤통수가 함부로 바닥에 쓸리고 튀어 올랐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이 16일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에서 열렸다. 노래패 ‘노래노래’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한 구절을 낭독하고 ‘광야에서’, ‘오월의 노래’, ‘광주 출정가’를 연주했다.
이날 행사는 이강석 호남향우회 사무총장의 사회로 나운주 목사의 기도, 맥김 회장의 기념사에 이어 5.18 경과보고, 5.18 기념재단 이사장 기념사 대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고대현 준비위원장은 “1980년 5월을 기억하자”며 “이날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시작이었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문화 발전의 바탕에는 민주주의를 지켜낸 5.18 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기중 총영사의 기념사에 이어 한인연합회 스티브 리 회장, 버지니아한인회 김덕만 회장, 메릴랜드총한인회 정현숙 회장, 워싱턴평통 이윤보 고문, 진월 스님 등이 축사했다.
45년 전 5월의 광주를 기억하며 다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행사를 마치고 2부 문화공연은 노래패와 풍물패 ‘천지음’이 장식했다.
이날 기념식은 5.18을 소재로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당시의 경험과 기억을 공유하고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다가오는 대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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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