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핵 보유’ 인도·파키스탄 끝내 무력충돌

2025-05-0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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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군, 기습 미사일 공격에 파, 인도 전투기 5대 격추

▶ 양국 사망 36명·부상자 94명
▶ 국제사회 ‘전면전 자제’ 촉구

‘핵 보유’ 인도·파키스탄 끝내 무력충돌

7일 파키스탄의 한 모스크가 인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크게 파괴돼 있다. [로이터]

카슈미르 총기 테러사건 이후 긴장 수위를 높이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이 결국 6년 만의 무력충돌로 번졌다. 실질통제선을 놓고 소규모 교전을 이어오던 양국이 7일(현지시간)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130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양국의 군사 대립에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황급히 확전 자제 메시지를 내놨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각각 172기, 17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카슈미르 지역을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면서 세 차례 전쟁을 치른 앙숙관계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 새벽 자국군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하는 기반 시설 등 9곳을 공습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인도가 발사한 미사일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동부 펀자브주에 집중됐으며 이 공격으로 민간인 26명이 사망하고 46명이 다쳤다고 파키스탄군은 밝혔다.


인명 피해 속출에 파키스탄군도 응수했다. 안보 내각 긴급회의를 소집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교활한 적군이 비겁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인도에 보복 미사일 공격을 감행,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 인도 경찰은 파키스탄의 포격으로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10명이 사망했고 4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집계된 양국의 사망자는 36명, 부상자는 94명에 달한다.

확전에 대비해 파키스탄 정부는 펀자브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휴교령을 내렸다. 48시간 동안 영공을 일시폐쇄하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한편, 의료진과 구조대원의 경계 태세 강화도 지시했다.

양국은 지난달 22일 분쟁지역인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한 총기테러로 26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친 뒤 일촉즉발의 긴장을 이어왔다. 인도는 파키스탄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 인도 내 파키스탄인의 비자를 취소하고 파키스탄 상품 수입과 선박 입항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에 맞서 파키스탄은 인도 항공기 진입 금지, 무역 중단, 인도인 비자 취소를 감행했다.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도는 전날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를 차단했고 이에 격분한 파키스탄은 핵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했다.

지난 2019년 인도군 40명이 사망한 카슈미르 자살폭탄 테러 이후 6년 만에 양국 간 전운이 감돌면서 국제사회는 확전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적 대립을 감당할 수 없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 비공인 핵보유국 간 전면전이 벌어지면 손을 쓸 수 없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들은 수십 년, 수 세기 동안 싸워왔다. 이 일이 빨리 끝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기자와의 문답 형태 입장문을 통해 “중국은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반대한다”며 “인도와 파키스탄 양측이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고 냉정과 자제를 유지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 메시지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한다.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남아시아 전문가 마이클 쿠겔만은 “이번 인도 공습의 규모는 2019년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파키스탄의 강력한 대응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무력충돌이 확전할 경우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다만 최근 파키스탄의 경제난과 인도의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확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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