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힘, 담판 결렬에 ‘단일화 로드맵’ 추진…지도부-金 충돌 양상

2025-05-07 (수) 10: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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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토론 거쳐 후보 선호도 조사… “당원투표 50%·일반 여론조사 50%”

▶ ‘당헌 특례’ 적용·선관위원장에 이양수…韓 “참여하겠다”·金 “일방 통보”
▶ 일부 의원, 의총서 “절차적 정당성” 지적도…11일 ‘후보 지명’ 전국위 개최

국힘, 담판 결렬에 ‘단일화 로드맵’ 추진…지도부-金 충돌 양상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2025.5.7

국민의힘 지도부는 7일(이하 한국시간) 김문수 당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의 단일화 담판이 결렬되자, 8일 TV 토론을 거쳐 9일까지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단일화 로드맵'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로드맵을 의원들에게 설명한 후,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의결했다고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8일 오후 6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한 일 대 일 토론회를 실시한 뒤, 같은 날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후 4시까지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여론조사는 앞선 대선 경선 때와 같이 '당원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또 사퇴 의사를 밝힌 황우여 전 경선 선관위원장의 후임으로 이양수 사무총장을 위촉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두 후보 사이 단일화 협상이 진전이 안 돼 마련한 강력한 '플랜B'"라며 "단일화를 하면 좋겠다고 촉구하는 성격이지, 후보 사이 단일화가 되면 이건(로드맵)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90% 가까운 당원이 후보 등록 전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줬고, (이에 반대하는) 몇 의원의 의견보다 우선한다고 판단했다"며 "후보 두 분이 합의가 안 되면 여기(로드맵)를 따라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토론회가 무산되는 경우에도 그대로 여론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신 수석대변인은 "토론회는 후보 한 분이라도 (참여를) 안 하면 성사되지 않지만, 그다음 스텝으로 간다"고 말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단일화 로드맵' 제안에 대해 "우리가 준비한 사항을 (후보들에게) 차례로 말씀드리는 것이지, 강요하거나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이날 의결 절차가 진행된 속도나 내용 등을 볼 때 사실상 후보들을 향한 일종의 '단일화 최후통첩'을 던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지도부 결정 사항이 '당헌 74조 2항의 특례를 발동한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해당 조항은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대통령 후보자 선출에 관한 사항은 선관위가 심의하고, 최고위원회의(비상대책위원회)의 의결로 정한다'는 특례 규정이다.

당 지도부는 조속한 단일화를 원하는 당원들의 여론이 대선 후보 선출과 관련한 특례를 적용할 '상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날 의총에서는 나경원·윤상현 등 일부 의원들이 지도부의 '로드맵 선(先)제시' 방침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의총 도중에 기자들과 만나 "절차적 정당성, 민주주의에 위배된다고 판단한다"며 "만약 이런 식으로 (후보들에게 단일화를) 강제하게 되면 이 당은 더욱더 법적 공방으로, 더욱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후보 측은 입장문을 통해 "6시 국민의힘 토론회에 참여한 뒤 김 후보자를 만나 뵙겠다"고 당의 방침에 호응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당초 계획대로 4시 회동 후 토론회에 참여하길 원한다면 그 역시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한 후보는 8일 오후 4시 만나 단일화를 위한 추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 후보는 토론회 참석 여부를 포함해 지도부의 '단일화 로드맵'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김 후보 측은 일단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의 일방적 통보로 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토론 참여는 어렵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김재원 비서실장은 당 지도부가 단일화 담판 결렬을 전제하고 이 같은 준비를 진행해왔다며 "우리 당에서 벌어지는 이 비정상적인 문제를 한 번 확인해달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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