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韓출마설·尹사저정치·탄핵공방…국민의힘 경선 흥행 경고등

2025-04-21 (월) 10: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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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노코멘트’에 경선주자들 “도움안돼”… ‘尹 신당추진’ 변호인 회동에도 ‘부글’

▶ 경선 과정도 탄핵 찬반 공방·反이재명 선명성 경쟁 일변도…지지율 지지부진

韓출마설·尹사저정치·탄핵공방…국민의힘 경선 흥행 경고등

(서울=연합뉴스)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대선 경선 후보 8명(안철수 의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나경원 의원, 양향자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손팻말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4.17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안팎의 다중 악재에 맞닥뜨리면서 흥행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적으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 등의 변수가, 내부적으로는 경선 자체가 탄핵 찬반 공방에 '반(反) 이재명' 선명성 경쟁 일변도로 흘러가면서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애초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후보자가 대거 경쟁에 뛰어들면서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컨벤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지만, 시간이 흘러도 지지율이 지지부진하면서 본선 경쟁력에도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 대행의 출마설은 경선 흥행에 호재라는 일각의 반응도 있지만, 당 경선이 한창인 와중에 경선을 거치지 않은 외부 인사와의 단일화설 자체가 열기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한 대행이 대선 출마에 대한 한 외신의 질의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노코멘트"라고 답한 것이 사실상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으면서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2차 경선 진출자 발표를 하루 앞두고 경선 국민 여론조사가 한창인 이날 대선 주자들은 "극히 비상식"(홍준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한동훈),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안철수), "당당하지도 정직하지도 못하다"(나경원) 등 일제히 볼멘소리를 냈다.

윤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변호를 맡았던 김계리 변호사가 지난 20일 소셜미디어(SNS)에 윤 전 대통령과 식사한 사진을 올린 게 발단이 됐다.

신당 창당을 추진하던 자신의 변호인들을 윤 전 대통령이 만난 것을 두고 대선 판도를 좌우할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자칫 보수 진영도 분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선 주자들은 물론 당 지도부에서도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후보간 경선 양상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20일 두 차례에 걸쳐 열린 대선 1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를 돌아보면 후보 8명은 '찬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와 '반탄파'(탄핵 반대)로 각각 나뉘어 공방을 벌이는 한편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선 후보를 겨냥해 저마다 자신만이 승리할 수 있는 후보라고 주장하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 차기 비전과 지도자상(像)을 제시하는 메시지는 사실상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SBS 라디오에서 "탄핵, 계엄과 관련해서 종전의 입장들을 서로 반복하는 논쟁을 한 것 같은데 토론 자체가 별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촌평했다.

흥행 차원에서 도입한 '성격유형검사(MBTI) 자기소개', '밸런스 게임' 등 예능 요소도 별다른 효과 없이 오히려 희화화 논란만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 후보 및 당 지지율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한 결과, 김문수(12.2%), 한동훈(8.5%), 홍준표(7.5%), 나경원(4.0%), 안철수(3.7%) 등 국민의힘 소속 후보의 지지율은 다 합쳐도 3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50.2%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8.7%, 국민의힘 32.9%로 직전 조사 대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와 관련,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지금의 다자구도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6.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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