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자 인구 증가세 속
▶ 방치 건물·쓰레기에 불
▶ 6년간 화재건수의 32%
▶ 한인타운서도 잇단 피해

LA 한인타운 지역 내 한 방치된 건물이 노숙자들의 방화로 흉측하게 파손된 모습. [박상혁 기자]
지난 6년 동안 LA 한인타운을 포함한 LA시 전역에서 발생한 화재의 3분의 1은 노숙자 관련 화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LA 소방국(LAFD)은 지난 6년간 증가한 노숙인 인구가 소방국 자원에 미친 영향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하며 같은 기간 LAFD가 대응한 전체 화재 중 32.9%는 노숙인과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로니 비야누에바 임시 소방국장은 소방위원회에 제출한 이번 보고서에서 “소방 현장 인력은 홈리스(Persons Experiencing Homelessness)과 관련된 사건에 정상 업무의 일환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관련 예산이나 추가 자원 없이 증가하는 출동 요청을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LA의 노숙인 인구가 현저하게 증가했고, 이에 따라 LAFD의 긴급 서비스 수요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LA시 노숙인 지원국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노숙인 인구는 3만1,285명에서 4만5,252명으로 4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노숙인과 관련된 화재 출동은 전체 LAFD 활동의 32.9%를 차지했다. 특히 LAFD는 쓰레기 화재(rubbish fires)가 2024년에 가장 많이 출동한 유형으로, 질병이나 호흡곤란 관련 신고 건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쓰레기 화재는 2014년 5,541건에서 2024년 3만1,964건으로 무려 475% 증가했다. 2024년 기준, 노숙인과 관련된 쓰레기 화재는 전체 쓰레기 화재 출동 건수의 46.84%를 차지했다.
노숙인과 관련된 화재는 LA 한인타운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올해 1월 한인타운 윌셔 블러버드 선상 길거리에서 노숙자가 방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인접 주차된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2월 8가와 카탈리나 스트릿 교차로 인근 노숙자 텐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7월에는 동일장 폐업 이후 비어 있는 건물에서 노숙자와 관련된 화재가 일어났다. 같은 해 10월 한인타운 한복판 올림픽과 크렌셔 교차로 남쪽 빈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LAFD는 보고서에 “응급 구조를 담당하는 소방국은 취약 계층의 복잡한 필요에 대응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노숙인들은 다른 LA 주민이나 방문객과 마찬가지로 존엄하게 도움을 받고, 구조되고, 필요 시 이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고서는 지난 20년 동안 노숙인 관련 서비스 요청과 화재 활동은 증가한 반면, 인력과 근무 자원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2024~2025 회계연도 기준, LA시는 노숙인 문제에 약 9억6,100만 달러를 배정한 반면, 같은 해 소방국 전체 예산은 8억3,700만 달러 수준으로 훨씬 낮았다. 또한 1960년에는 LAFD가 112개의 소방서를 보유했으나, 현재는 106개로 오히려 줄었다.
LAFD 소방관 노조 측은 이러한 상황이 응급 대응 시간을 늦추고, 이미 부족한 자원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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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